육아에는 엄마가 채워줄 수 없는 아빠 몫이 있다. 아이와 즐겁게 놀면서 신체 발달 및 사회성 향상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글 윤은경, 노유진 사진 한아름(매료스튜디오)
도움말 이혁호(유아체육지도자, 개코아빠 블로그 운영 및 인라인/스키교실 대표)

◆ 아빠와의 놀이가 중요한 이유

- 신체 발달을 돕는다
엄마는 아이와 놀 때 장난감이나 교구를 많이 활용하는 반면 아빠는 온몸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며 놀아준다. 또한 대부분의 아빠는 엄마보다 사소한 걱정이 덜하기 때문에 아이가 능동적으로 놀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덕분에 아이는 놀이에 흠뻑 빠져들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창의력과 호기심을 키워나가며 적극성과 도전 정신을 갖게 된다.

- 정서 발달을 돕는다
아이는 신체 놀이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자기 공격성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아이의 공격성과 에너지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엄마들은 아이를 가두거나 혼을 내지만 아빠는 아이의 돌발 행동에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움직일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아빠와 놀 때 아이는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발산할 수 있으며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 사회성 발달을 돕는다
아빠와 놀면서 자란 아이는 주도권을 뺏고 뺏기는 과정을 통해 공정한 룰을 배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긍정적 사고 능력, 인내력, 집단 내에서 조화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사회적 능력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아빠와 많이 놀았던 아이들이 사회성이 뛰어나 친구 관계를 잘 맺고 자신감이 넘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 아내에게 휴식시간을 제공한다
퇴근 후 지친 몸이지만 아이와 10~30분만 놀아주면 아내에게 달콤한 휴식 시간을 줄 수 있다. 아이와의 놀이에 자신감이 생기고 제법 긴 시간을 놀아줄 수 있다면 주말에는 아이와 둘이서만 외출을 해보자. 아내는 모처럼 친구를 만나거나 영화를 보면서 육아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사랑도 육아도 윈윈(Win-win)할 수 있다.

◆ 좀 놀아본 아빠 추천! 아이와 10분 놀이


01 아빠 터널 통과하기
아빠의 몸은 무엇으로든 변신이 가능하다. 놀이공원에 가지 않아도 신나게 놀 수 있는 ‘아빠 터널’이 되어보자. 아이들은 좁은 공간을 곧잘 통과하기 때문에 터널을 넓게 그리고 점점 좁게 해주면 더욱 즐거워한다.

준비물 아빠의 무한체력과 팔 다리가 벌려지는 유연성
놀이법
➊ 어떤 모양의 터널을 할지 결정한다(예: 다리를 벌려 선다, 엎드려 뻗쳐 자세를 한다, 양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몸을 둥글게 만다 등) ★ 아빠가 조금이라도 덜 피곤하기 위해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➋ 아이가 ‘도전’을 외치고 아빠 터널을 통과한다.
➌ 터널의 폭이나 높이를 좁혀본다. ★ 아이가 변화하는 공간에 적응하며 신체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➍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터널을 통과하다가 노래가 끝나면 아빠가 아이를 잡는 놀이로 응용해 본다. ★ 엎드려 뻗쳐 자세에서 팔 다리를 넓게 벌리면 아이가 사방으로 통과할 수 있어 더욱 재미있다.


02 아빠 회전 그네 타기
어릴적 놀이공원에서 타봤던 뱅글뱅글 도는 회전그네를 떠올려보자. 탈 때도 신났지만 내린 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어지러움이 즐겁기도 했다. 아이와 아빠의 호흡이 중요한 회전 그네 놀이는 아이의 균형감각 및 신체조절능력을 키워주고 아빠의 생활 운동으로 제격이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장애물이 없는 넓은 공간을 이용한다.

준비물 어지러움을 잘 참아내는 아빠의 균형감각과 넘어지는 아이도 바로 잡아 낼 수 있는 민첩성
놀이법
➊ 아이의 양팔 사이로 아빠 팔을 집어 넣고 빙글빙글 돌아본다. ★처음에 느린 속도로 돌다가 점점 속도를 빠르게 한다. 방향을 바꿔 돌아볼 수도 있다. ➋ 어지러움이 느껴질 때쯤 쉬는 시간. 아이가 어지러운 상태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준다. ➌ 다시 회전 그네를 태워주고 이번에는 내리자마자 아빠와 손뼉치기, 뽀뽀하기 등의 미션을 수행해 보도록 한다. ★미션은 아이와 상의 하에 정할 수 있으며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상태에서 해볼 만한 재미있는 것들을 생각해 본다(예: 선따라 걷기 등). ➍ 아이가 아빠가 되어 가벼운 인형으로 회전 그네 놀이를 해볼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은 아빠가 하는 행동을 꼭 따라해 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아빠가 관객이 되어 놀이를 지켜봐 줘야 한다.

◆ 초보 아빠를 위한 팁

- 아이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자
에너지가 많은 아이는 뛰어놀길 좋아하고, 매사에 조심스럽고 겁이 많은 아이는 조용한 놀이를 좋아한다. 어떻게 놀아줄 것인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우리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 보자.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에 부모가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다.

- 아이를 위한 이야기꾼으로 변신하자
잠자리에 누워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와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책을 그대로 읽어주기보다는 줄거리를 살려 적절히 상황을 지어내기도 하고, 중간중간 재미있는 의성어나 의태어를 반복해서 재미있게 읽어주기도 한다.

-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춰 놀아주자
생후 0~6개월 아이는 아빠와 신체 놀이를 하기엔 아직 어리다. 꼭 안아주면서 말을 걸거나 온몸을 쭉쭉 늘려주는 마사지를 통해 아이에게 자극을 주자. 소리나는 딸랑이 등의 장난감으로 아이의 흥미를 유발해도 좋다. 생후 6~12개월 아이는 이불로 그네를 만들어 주거나 아빠가 안고 함께 춤을 추는 등 가벼운 동작을 해볼 수 있다.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춰 놀이를 떠올려 보자. 무작정 몸을 너무 격렬하게 움직이면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

이 기사는 육아잡지 <매거진 키즈맘> 1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