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중요하다. 내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은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사회생활까지 오랫동안 아이 삶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유년 시절 성취감을 길러놓으면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학우들과 관계가 원만하는 등 아이를 바른 삶으로 이끌 수 있다.
무조건 쉬운 문제만 풀게 하면 아이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만심을 느끼게 되고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 반대로, 어려운 문제를 주면 쉽게 해결하지 못한 아이는 자괴감에 빠지고 자신감이 결여된다. 아이가 건강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갖게 하려면 문제 난이도에 균형을 줘야 한다. 혹여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다고 해도 대신 역경을 극복해내는 체력, 자신감을 길러주면 된다. 이처럼 실패를 극복하는 체력의 증진과 성취감 유발은 부모의 교육방식에서부터 시작된다.
1. 어떤 과제든 한 번 이상은 시도하게 한다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계속할수록 실수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들도 반복을 통해서 실력을 늘리고 더 나은 성과를 얻는다. 첫 번째 과제수행을 할 때, 모든 것이 생소한 아이는 문제가 어렵다고 느끼고 별다른 흥미를 못 가진다. 하지만 그 다음에도 해볼 기회를 만들어주면 이전보다 더 빨리, 더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음을 아이가 피부로 느낀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아이는 나름의 노하우를 발휘하기도 한다. 이후 아이는 다른 일에서도 처음을 고비라고 생각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을 갖는다.
2. 아이에게는 '자기고양 편향'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타인보다 특출하다고 인식하는 '자기고양 편향'은 적어도 아이에게만큼은 부정적으로만 볼 단어가 아니다. 논리성이 없는 왜곡된 상을 갖게 된다는 점이 약점이기는 하지만 망상에 가깝지만 않다면 자기고양 편향은 아이의 높은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철저하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냉정한 말만 해주기보다는 끊임없는 격려와 칭찬으로 자신감을 북돋워주자. 아이는 본인이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율적으로 노력하고 고군분투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다.
3. 참고 자료는 길이 막혔을 때 건네자
본격적으로 문제를 탐구하기도 전에 다른 아이들의 결과물부터 보여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아이들마다 다르다. 어른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발상을 아이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아이는 배경지식 즉, 편견이 적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다'며 고민하는 순간이 아이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의 성장시간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참고 자료를 어디에서 찾는지조차도 아이에겐 공부가 되고 새로운 지식으로 쌓이며 나아가 성취감으로 이어진다.
4. 기한은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문제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그 날 아이 컨디션이 다르고, 유사한 문제를 이전에 겪었는지 경험 유무는 매번 다르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에 주어지는 기한도 매번 달라야 한다. 다만, 비슷한 문제라면 '지난번에 이런 문제 풀었지? 그 때 30분 걸렸으니까 이번에는 10분으로 줄여볼까?'라며 아이가 문제 해결 당시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돕고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는 부모가 아이의 자아성취를 위해서는 아무리 작은 아이의 역사라도 꼼꼼하게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5. 아이의 경쟁자를 또래 친구로 설정하지 마라
부모들은 흔히 같은 반 친구, 옆집 또래를 아이의 라이벌로 인식한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또래 부모들과 대화를 더 자주하는 엄마들에게서 나타난다. 하지만 아이의 경쟁자로 친구를 언급하면 아이는 혼란스러워한다. 친하게, 사이좋게 지내라고 가르치며 동시에 경쟁구도를 만들면 아이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럴 때는 부모 혹은 선생님을 경쟁자로 인식하게 한다. "아빠보다 공을 더 잘 잡을 수 있을까? 엄마보다 빨리 덧셈을 할 수 있을까?"처럼 또래가 아닌 어른을 경쟁자로 놓으면 아이는 더욱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자신보다 역량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승부욕 유발을 위해 아슬아슬하게 이기거나 아깝게 져주는 척하는 것은 성숙한 어른의 몫이다.
참조 연구논문 '기억과제에 대한 아동의 자기평가와 자신감, 과제 흥미,
과제지속성의 관계' (김유리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아동상담학과)
키즈맘 김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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