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라니까 아이에게 일단 가르치고 보는 영어.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국어도 아직 서툰 아이가 영어를 제대로 익힐 수 있을까 싶다. 시기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영어를 학습시키고 싶다면 아이의 영어 두뇌부터 셋팅해보자.
◆ 영어교육 시작, 언제가 적기일까?
모든 교육은 발달과 맞물려 진행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신체·인지·정서가 골고루 발달을 되었을 때 비로소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영어교육 또한 예외는 아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할 수 있길 바라며 모국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이의 영어교육을 서두르는 경우가 있다. 반면 아직 멀었다면서 늦추다가 언어 민감기(만 3~7세)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것이 올바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시작하는 시기가 영어교육의 전부를 의미하지 않는다. 어느 아이에게도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인 영어를 배우는 데는 시기보다 방법이 중요하다.
영어 교육 시작 시기가 전부인 마냥 조바심을 내지 말자. 오히려 너무 빠른 시기에 수준 높은 영어 학습 교재나 교구를 접하면 아이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 싫증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조바심이 든다면 유아기에는 영어 노래를 들려주고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며 영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도가 적절하다.
◆ 영어교육 Step by Step
- 모국어가 외국어를 좌우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 캠퍼스 언어학과의 레이철 메이베리 교수는 외국어 습득 과정을 연구하면서 모국어 실력만 제대로 갖추고 있고 시간만 충분히 투입하면 외국어를 상당한 수준까지 배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글로 된 책에 흥미 없는 아이가 영어로 된 책에 관심을 가질리 없다. 우선 아이가 언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외국어인 영어는 아이가 우리말 습득이나 지식이 다져진 후에 본격적으로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말 습득 정도는 한글의 쉬운 단어를 읽고 0.2초에서 0.5초 이내에 이해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아이의 문자 언어 활용 능력을 알아보는 것이다.
- 영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영어에 대한 관심과 모국어 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면 어릴수록 영어 습득이 유리한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아이마다 언어 발달 속도는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5~6세 영어를 처음 가르친다면 영어 동요나 동영상이 적합하다. 호기심이 왕성한 이 시기 아이들은 흥미를 가지는 것에 몰두할 수 있다. 아이에게 '영어를 배우는 것은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도 절대 영어를 처음 배우기 늦지 않은 때다. 조바심에 '학습'을 강요하면 아이는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다. 책, DVD 등을 통해 영어에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다.
- 영어 두뇌를 만든다
모든 언어는 소리가 우선이다. '귀의 아이슈타인'이라 불리는 알프레드 토머티스 박사는 수 많은 임상 경험을 통해 '들려야 말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어는 우리와 어순, 억양 등 많은 부분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다시말해 새로운 외국어를 접할 때 리듬과 소리에 귀 기울여 전체 신경계를 외국어 소리의 특징에 맞도록 튜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은 영어를 충분히 듣는 것.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기 위해서는 영어 특유의 높낮이에 아이들 귀를 익숙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1~2년 동안 하루 1~2시간 이상 영어 소리에 노출시켜주는 것만으로 영어 교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이에게 흥미로울 만한 동요, 그림책, DVD를 준비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좋다.
- 많이 듣고 많이 읽기를 반복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우리나라 최종 발표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선보인 나승연 대변인은 자신의 뛰어난 외국어 실력 비결을 '어릴 적 책을 소리내서 읽는 버릇'이라고 말했다. 영어는 같은 단어도 다르게 발음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소리내어 읽으면 영어 실력 향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 부모가 영어책을 매일 읽어주고 아이가 직접 읽겠다고 나서면 적극 격려해준다. 읽기는 기억력까지 향상시키므로 단어를 익히는 데도 효과적이다. 책을 많이 읽기 위해서는 아이가 우선 모국어 책에 흥미가 있어야 한다. 모국어든 외국어든 아이가 어릴 때 부터 부모가 '자주' 책을 읽어주고 '재미있게' 읽어주고 '반복해서' 읽어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과 언어에 흥미를 느낀다.
<참조: 아이의 영어두뇌(엘도라도)>
키즈맘 윤은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