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아동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주목받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 각종 재해, 사고와 같은 심각하고 괴로운 사건을 경험한 후 공포감을 느끼고 이후 유사한 경험에도 같은 공포를 겪는 탓에 심적 피로도가 쌓여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현상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게 되는 요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었든 아동기에 경험한 스트레스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발달과정에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섭식장애 혹은 수면장애가 올 수 있고, 교우관계도 엉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평범한 일상생활을 지속하지 못할 정도로 자아가 무너지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성격이 아직 미성숙해 성인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인천 송도 어린이집 사건 등 아동폭행 사건들을 잊지 않고 살펴야 한다.

인천 송도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이 발생한지 8개월째다. 송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4세 여아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며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었다. 8개월은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폭력을 당한 여아는 물론 옆에서 무기력하게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다른 원생들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건 아닌지 지속적으로 따뜻한 관심을 갖고 돌봐야 한다.

지난 11일 교육부에서는 유치원에서 심각한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다음 기회를 주지 않고 폐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려는 어른들의 적극적인 개선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여기에 이미 피해를 입은 아이들은 건강한 정신을 지닌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주위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아이와 부모를 도와줄 회복 탄력성 높이기 방안들.

◆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 & 아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 목록 만들기
슬픔, 공포 등 아이가 신체적, 정신적 손상을 입으며 겪었던 감정들을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주는 방법이다.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가 있는지 꼽아보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더 좋은 방법은 리스트를 작성한 후 한 명, 한 명에게 전화를 걸거나 카드를 써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가 주변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해 감정적으로 강인해지는 계기가 된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 목록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 봉사를 하는 것과 동일한 이유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달으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다진다.

◆모래 상자로 아이 마음 들여다보기
모래 상자를 주며 그리고 싶은 내용을 마음껏 그리라고 하자. 아이들은 모래그림에 자신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할 것이다. 또한 갖가지 소품을 준비해 아이가 자유롭게 소품을 배치,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보다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치료자 혹은 부모는 아이가 모래그림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감정에 주목하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모두 말할 때가지 중간에 개입하지 않고 듣는다. 모래는 별도의 도구가 없이도 손으로 한 번 문지르면 쉽게 지워져 아이가 그린 상실감, 고통, 괴로움에서 밝은 미래, 따뜻한 감정을 금방 그려낼 수 있다. 이는 아이에게 일종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면 전문가의 해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속 부담감을 덜어내는 효과가 있다. 아이 손을 잡고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로 나가 아이만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 기회를 주자. 작품 하나를 완성한 아이에게 그림의 여러 부분을 가리키며 '이걸 그릴 때 어떤 마음이었어?'라며 아이에게 발언 기회를 주고 공감해 주는 시간을 갖자. 느낌을 말하는 동안 후련함을 맛보고, 동시에 아이 내부에서 치유력이 생성될 것이다.

<참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아동을 위한 모래상자치료 사례연구' (서일대학교 유아교육과 구미향 교수)>

키즈맘 김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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