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호선에 시범 운영하기로 예정됐던 새로운 디자인의 임산부 배려석은 9월말이 지나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23일 서울시는 지하철 승객들이 임산부 배려석을 한 눈에 알아보고 임산부에게 양보할 수 있도록 열차 내 임산부 배려석 디자인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임산부 배려석 도입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메트로' 측에 문의하자 담당자는 "2호선 모든 교량에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돼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실제로 임산부 배려석을 찾고자 2호선 열차를 수 차례 바꿔 타며 확인했으나 기존 임산부 배려석만 있을뿐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던 '핑크카펫' 임산부 배려석은 찾을 수 없었다.
서울시 교통기획과를 통해 알아보니 "새로운 디자인의 임산부 배려석이 설치된 교량은 아주 일부"라며 "아직 거의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상반된 안내가 돌아왔다.
실제로 이 열차는 현재 두 교량 각 한 칸씩에만 설치가 돼 운영되고 있으며 하루에 1~2회 운행되기 때문에 시민들이 새로운 디자인의 임산부 배려석을 찾아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관해 '서울 메트로' 담당자에게 재문의를 하자 "잘못 확인하신 것이 아니냐"며 "2호선 모든 열차에 새로운 디자인의 임산부 배려석이 설치돼 있다"고 다시 안내했다. 재확인을 해달라는 요구에 그제서야 "9월말이 돼야 운영이 된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핑크카펫' 임산부 배려석의 핵심 부처인 '서울 메트로' 담당자조차 도입 여부를 잘못 안내하는 등 부처별로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인것.
한편 임산부 배려석 디자인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신도림역에서 만난 시민A 씨는 새로운 디자인을 기사로 봤다며 "눈에 띄는 디자인이라 일반인들이 배려석에 앉는 일이 거의 없을 것 같다. 반 강제적 자리 양보를 할 수 있어 임산부 특히 초기 임산부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시민 B씨는 "디자인과 색상이 너무 눈에 띄어서 임산부 조차 앉아 있는 내내 불편할 것 같다. 주위의 시선이 집중되니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그동안 임산부들이 노약좌석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거나 일반인들의 무심함으로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받기가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배려석이란 말 그대로 시민들의 자율적인 배려를 전제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이를 강요하는 것은 시민의식을 근본적으로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찾아보기 힘든 '핑크카펫' 임산부 배려석과 담당자들의 엇갈리는 안내로 시민들의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져 정착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