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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맘 인터뷰] '워킹맘' 최혜정 디자이너 "출산후 혹독한 다이어트로 자신감 되찾았어요"
입력 2016-07-08 10:02:00 수정 2016-07-08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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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1을 즐겨봤다면 동그란 눈에 인형 같은 외모를 지녔던 최혜정 디자이너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최종 3인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입증했을뿐만 아니라 방송 이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디자이너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TV 출연 후 5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성우리 군의 엄마가 돼 디자이너로서 활발하게
일하는 그를 만나봤다.



kizmom 5년 전과 외모 변화가 없는데 언제 엄마가 됐나.
최혜정 2012년에 결혼했고 이듬해 아들 우리를 얻었어요. 우리를 낳고 정말 행복했죠. 그렇지만 저는 출산 후 6개월까지 아기와 같이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어요. 보통 출산 직후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저는 그것조차도 없어요. 제가 임신했을 때 살이 굉장히 많이 쪘거든요. 거의 25kg 가까이 체중이 늘었어요. 그러다 문득 거울에 비친 제 자신이 낯설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거울도 안 봤어요. 거부감이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어요. 6개월 동안 식이요법과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주위에서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위기감이 들었거든요. 몇 달이 지나 임신하기 전 옷이 맞으니까 마음이 평온해지고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었어요. 먹는 대로 곧장 살찌는 체질이라 자기관리를 끊임없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업무와도 관련이 있는데 일단 살이 찌면 편한 옷만 디자인하게 돼요. 무의식 중에 힙을 가리는 등 체형이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전에는 몰랐는데 체형이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아이 엄마가 된 후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트렌드에 뒤처질까봐 전시회나 예술적인 면에서 영감을 많이 받으려고 노력해요. 기존에는 옷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면 이제는 패션 이외의 것에서 받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육아를 해야 하니 일만 할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으니까요. 특히 사진전을 수시로 가려고 해요.

kizmom 출산 후 곧장 일에 복귀했는지.
최혜정 아뇨. 아기가 어리니까 문화센터도 가고 또래 아기 엄마들과 모여서 공감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유명 육아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렸어요. ‘아기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라면서요. 제가 외모만 봤을 때는 차갑고, 여자들이 싫어하는 타입 같아 보인다고 하는데 실상 저를 겪어본 사람들은 전혀 아닌 걸 알거든요.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친해지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커뮤니티에 댓글 달아준 엄마들과도 금방 친해져서 점심 먹고 수다 떨며 즐겁게 지냈어요.

그 무렵에도 오후 4~5시쯤 회사에 나가서 짧게 업무를 봤어요. 물론 정식 출퇴근은 아니었고, 중요한 결제만 하는 정도였어요.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제가 약간 박쥐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벽하게 하루 종일 엄마들과 지내는 것도, 그렇다고 직장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회사에 가야 하니까 오후 3시쯤 되면 재밌게 얘기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좌불안석이었어요. 퇴근 후에는 우리를 돌봐야 하니까 직원들과 회식하기도 어려웠고요.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책 한 권을 통해 저와 같은 이유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이후로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 일을 선택했던 건 시기를 놓치고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였어요. 그건 누굴 원망할 수도 없는 전적으로 제 선택과 책임이니까요. 지금은 제가 일을 열심히 해야 모두가 행복하다고 생각해요.(웃음)


kizmom 육아와 일의 병행은 어떤 식으로 하는가.
최혜정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해요. 처음에는 일하고 오면 우리가 저를 알아보지 못할까 걱정이었는데 전혀 어색해하지 않아요. 주위 사람들에게서 들었는데 ‘엄마 아우라’라는 게 있대요.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잠깐이라도 의미 있게 함께하면 아이는 ‘엄마 아우라’를 기억한대요. 그래서 저는 퇴근하고 ‘제2의 직장’에 출근한다는 개념으로 매일 2시간 동안 온몸으로 정말 신나게 놀아줘요. 옆에서 신랑이 말릴 정도예요. 덕분에 우리가 엄마의 공백을 덜 느끼는 것 같아요.

kizmom 집에서까지 노동의 연장이면 힘들지 않은가.
최혜정 솔직히 힘들어요. 가끔 너무 피곤할 때 있잖아요. 그럴 때면 주차장에서 ‘아, 집에 가기 싫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웃음) 하지만 이렇게 노력해서 우리가 남편보다 저를 더 좋아해요. 남자아이들은 조금만 크면 아빠만 찾는다고 하던데…. 그 시기까지는 저한테 애착이 더 강한 걸로 만족하려고요.


kizmom 우리가 훗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가.
최혜정 인성이 좋은 사람. 공부는 욕심 없고요. 아직 24개월밖에 안 돼서 이런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래요. 남편이 공부는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무조건 인성을 강조해요. 그래서 현재 훈육 담당은 남편이랍니다. 저는 달래주는 역할이고요.

디자이너 최혜정은?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1’에서 최종 3인에 오르며 얼굴을 알렸다. 뉴욕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을 졸업했으며 현재는 온라인 쇼핑몰 ‘블럼’을 통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선보이고 있다. 2012년 결혼해 24개월 된 아들 우리의 엄마이기도 하다.
글 김경림
사진 박동혁(벌스데이 스튜디오)
협찬 블랑101, 래핑차일드, 블럼
헤어 메이크업 김민지

이 기사는 육아잡지 <매거진 키즈맘> 7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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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8 10:02:00 수정 2016-07-08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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