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를 극복하고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남현희. 출산 이후에도 당당히 대표 선수로 선발돼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남현희 선수에게 직접 들어본 운동과 육아 이야기.
kizmom 딸 하이와 어떻게 놀아주는지
저는 임신했을 때부터 하이에게 자장가 노래를 많이 불러줬어요. 지금도 하이는 마이크 장난감으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집 밖에서 많이 놀아주려고 해요. 놀이방에 데려가서 미끄럼틀도 태워 주고. 아이가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집에 있으면 심심해하더라고요. 하이가 또래보다 움직임과 습득력이 빨라요. 유전인가 싶어요.
kizmom 하이가 나중에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
하이가 하고 싶다면 시킬 건데 억지로는 안 시킬 계획이에요. 둘 다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요. 만약 하이가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면 김연아, 손연재 선수처럼 잘하진 못하더라도 피겨나 리듬체조처럼 라인이 예쁜 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운동 선수들의 규율이나 공사 구분이 확실한 부분은 하이가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끼가 있어서 아역배우나 개그우먼도 잘할 것 같아요.
kizmom 두 분은 하이에게 엄격한 편인지
첫 아이라 그런지 냉정하게 대하지는 못해요(웃음). 처음에는 하이가 활달하게 자라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하이의 말을 다 들어 주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하이가 스무 살 되기 전에 외국어 두 개를 마스터하도록 교육하는 게 목표예요. 외국어를 잘하면 나중에 직업이 다양해질 수 있잖아요. 통역이나 과외처럼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예능 쪽에 재능이 있어 보여서 디자이너도 좋을 것 같아요. 공부는 잘하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kizmom 엄마가 되고 나서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나
예전에는 저 위주로만 생각했어요. 메달을 따면 제가 좋은 거잖아요. 그리고 저를 도와 주셨던 분들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솔직히 하이가 태어난 다음에는 예전처럼 경기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두려운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다른 엄마들처럼 같이 놀아주고 옆에 있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항상 하이에게 미안하죠. 하지만 하이에게 메달을 걸어주기 위해 그런 시간들을 이겨내고 있어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으니까요.
kizmom 하이도 엄마의 경기를 본 적이 있는지
사실 저는 가족이 경기장에 오면 게임을 못해요. 하지만 제가 극복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서 아시안게임 때는 제가 먼저 가족들을 불렀어요. 하이는 아직 어리니까 제 경기에 집중한다기보다는 전광판에 제 얼굴이 크게 나오면 좋아해요. 다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딸아이가 보니까 자랑스럽죠.
kizmom 지난 5월에는 서울베이비페어에 방문했더라
네. 임신 중에도 베이비페어에 너무 가 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 가봤어요. 제가 하이를 임신했을 때 초기에는 재채기도 못할 정도로 움직이기가 힘들었어요. 얼마 전에 하이랑 처음으로 서울베이비페어에 가 보니까 정말 신기하고 좋은 물건들이 많은 거예요. 시중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들이 한데 모여 있으니까 엄마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kizmom 육아 조언은 어디서 얻나
엄마나 친구들이요. 제가 아이를 늦게 낳은 편이라 친구들이 조언을 많이 해 줘요. 어릴 때 아이가 갑자기 열이 오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약을 먹여야 하는지 병원을 데려가야 하는지 등등요. 초보 엄마라 많이 당황했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들의 조언이 도움됐어요. 남편과 육아 충돌도 없어요. 저희 부부 모두 친정엄마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죠.
kizmom 하이 동생 생각은 있으신지
네. 아이는 성별 상관없이 셋 정도 낳고 싶어요. 하이 낳고 나니까 정말 자식이 재산 같아요. 나중에 노후를 생각했을 때도 그렇고. 저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신기해요. 아기가 태어나서 말을 하고, 부모랑 같이 어울려서 다니고. 나중에는 말대꾸도 할 것 아니에요. 하이가 자랄 때마다 ‘어떻게 이게 내 뱃속에서 나왔지’하는 생각이 들어요. 둘째나 셋째는 하이랑 다를 테니까 더 놀라울 것 같아요.
kizmom 하이랑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우리 가족은 남들처럼 세 식구가 오붓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 못하잖아요. 그렇지만 각자 맡은 일이 누구에게나 오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솔직히 다른 집처럼 평범한 일상이 부러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평생 헤어져서 사는 건 아니니까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어요.
기획이미나
글 노유진
사진 김현정(아이레스튜디오)
협찬 모이몰른 손오공펭토킹
이 기사는 육아잡지 <매거진 키즈맘> 7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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