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늦어지고 출산 연령도 높아졌다. 첫 아이 때도 노산이었는데, 둘째 출산은 더 불안하기만 하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지고 직장맘들이 늘어나면서, 첫째를 낳은 뒤 둘째 갖기를 주저하거나 갖지 못하는 상황이 통계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통상 고령 임신은 만 35세 이상으로 본다.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2013년 국내 임신부 48만4600명 가운데 19%인 9만500여명이 고령임신부로 나타났다. 고령 임신부는 젊은 임신부에 비해 기형아와 임신 합병증 발병, 자연유산 가능성이 높다.
양육비도 둘째 아이 출산을 막는 요인이다. 대학졸업까지 아이 한 명에게 드는 비용은 평균 2억6000만원. 맞벌이를 해도 아이 둘을 키우는 것은 버겁다는 결론이다. 육아정책연구소의 ‘1명의 영유아 자녀를 둔 취업모의 후속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둘째를 낳겠느냐’는 질문에 조사 대상 직장맘 259명 중 67.6%(175명)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아이를 한 명만 둔 ‘직장맘’ 10명 중 7명은 둘째를 낳을 계획이 없는 것이다.
‘둘째를 낳지 않는 이유’로는 양육비(40%) 부담이 가장 많았다. 양육과 직장 양립(28%), 부모의 나이(17.1%)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맘들이 꼽은 육아의 최대 난관은 ‘일 때문에 어린 자녀와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는 데서 겪는 어려움’으로 조사됐다. ‘매우 어렵다’를 5점, ‘전혀 어렵지 않다’를 0점으로 측정해 점수를 내니 3.6점이 나왔다. ‘출퇴근시간에 맞춰 어린 자녀를 기관이나 대리 양육자에게 맡기는 데서 겪는 어려움’도 3.4점으로 높았다.
◆ 둘째 낳기 전 고려 사항
-첫째와 둘째 아이의 터울은 3년이 적당하다.
출산 후 엄마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고 첫째 아이의 육아에서 벗어나게 되는 시점이 바로 3년차기 때문이다. 형제끼리 나이 차가 너무 많으면 어울리기 힘들고, 터울이 너무 적으면 싸움이 잦을 수 있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 언제 낳을 것인지, 병원은 어디로 다니고 어디서 출산할 것인지, 산후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아이는 누가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꼭 필요하다.
-임신 시기는 건강 검진 후 몸 상태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유전적 질환이나 첫 아이 때 합병증이 있었던 경우 세밀한 검사를 받아야 안전한 임신과 출산이 될 수 있다. 워킹맘들의 둘째 출산율은 전업맘에 비해 현저히 낮다. 둘째 임신을 고려하는 워킹맘이라면 자신이왜 둘째를 낳으려고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둘째 임신을 하면 최소 3~4년은 고생해야 하는데, 힘들어도 견딜수 있는 각오가 됐는지, 직장에서의 목표는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임신에 대한 직장의 분위기가 어떤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커리어를 포기할 수 없다면 둘째 갖는 것을 재고해야 할 필요도 있다.
◆ 둘째를 위한 건강관리
나이가 많을수록 고혈압의 확률이 높아 임신중독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임신중독증은 부종이 심하거나 체중 증가가 일주일에 1kg 이상이라면 의심해봐야 한다. 병원에 갈 때마다 혈압과 체중을 체크해 평소 혈액순환에 신경 쓴다. 임신 중에도 지나치게 몸무게가 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임신중 비만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피로와 스트레스도 금물이다. 스트레스는 자궁의 스테로이드 분비량을 증가시키고, 자궁 수축을 일으켜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항상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신부의 노력과 주위의 배려가 필요하다.
◆ 워킹맘? 전업맘? 부모 심리 카운슬링
“다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돼요. 매번 챙겨주질 못하니 내가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아 미안해요.” ‘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푸른숲)’의 저자이기도 한 하지현 원장에게 상담해오는 워킹맘들은 대부분 이런 고민을 갖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국내 15세부터 54세까지의 기혼 여성 975만 7000명 중 20.3%인 197만 8000명이 결혼(47%), 육아(25%), 이민과 출산(25%) 의 이유로 일을 그만뒀다. 결혼과 출산 후에도 일을 포기하지 않는 여성들은 어떨까. 일과 육아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둘 다 잘해내려고 노력하는 ‘슈퍼우먼’들이라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늘 아이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며, 전업주부들에게 소외되다 보니 정보가 부족해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돼 아이에게 올인 해도 행복하지는 않다. 종일 집에 있으면서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아이가 하루아침에 확연히 달라지지도 않는다.
일을 그만두니 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빠듯해지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예전에는 몰랐거나 적당히 넘겼을 일들도 하나하나 눈에 거슬린다. 결국 일을 그만둔 것이 후회스럽지만 복귀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게 된다. 즉, 전업맘이나 워킹맘이나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 아이에 대한 막연한 죄책감과 불안감은 벗어던지고,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고 행복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글 신세아
사진 박동혁(벌스데이 스튜디오)
인포그래픽 박주현
이 기사는 육아잡지 <매거진 키즈맘> 7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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