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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 착각하는 부모들에게
입력 2016-06-29 16:17:01 수정 2016-07-06 14: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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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는 믿음이 있을 터. 그러나 부모가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면 할수록 아이는 스스로 해보려는마음을 잃어간다. 혹시 나도 그럴까 의심이 든다면 지금 바로 테스트와 상황을 통해 진단해 보자.


아이들은 가르치지 않을 때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 아직 어려 모르는 것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친절하게 잘 가르쳐줘야 한다는 게 부모의 상식인데, 가르치지 않을 때 더 잘 자란다면 부모는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필요한 것은 바로‘상호작용’이다. 아이의 반응에 따라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한 반응육아가 정답이다. 반응육아법은 미국 교육부 연구를 통해 검증된 영·유아 교육 프로그램으로, 아이가 활동을 주도하고 부모는 그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하며 상호작용할 때 아이의 인지, 의사소통, 사회·정서 능력이 계발된다는 이론이다.

우리 사회의 교육열은 유난히 뜨겁다. 부모들은 더 우수한 아이, 더 똑똑한 아이로 키우려는 의욕을 앞세우며 수많은 교육 도구와 장난감은 기본, 특성화된 유치원과 심층 프로그램까지, 비싼 비용 치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싼 장난감과 교구, 특화된 프로그램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자체가 좋은 교육의 본질이거나 아이를 위한 최선은 아니다.

반응육아법을 개발한 마호니 교수(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는 아이의 발달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부모가 일상 속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경험들이라고 말한다. 특히 아이를 배려하며 기다려주고 적절하게 반응하고 아이의 행동을 지지하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행복한 부모가 되는 비
결은 바로 상호작용에 있다.

성과 없는 육아 전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반응육아법에 주목해보자. 방법은 어렵지 않다. 놀이와 행동의 주도권은 아이에게, 아이가 한마디 할 때 엄마도 한 마디만, 긍정적인 언어로 대화하는 것, 이렇게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 반응육아 실전 가이드

상황1 “여기 퍼즐 있네? 엄마랑 퍼즐 맞출까?”, “망가진 장난감 갖고 뭐 하니?”
문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싶어서 질문을 던질수록 아이는 흥미를 잃어간다.
전문가 조언 먼저 제안하지 마세요. 부모가 놀이를 이끌어간다면, 아이의 놀이가 아닌 ‘부모의 놀이’입니다. 부모는 뒤로 물러나 아이를 지켜보다가 아이가 부모를 필요로 하는 그때 참여하세요.

상황2 “지금 말고 이따 사줄게”, “안 돼, 숙제부터 해야지”
문제 긍정적으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No라고 대답하는 것은 모순이다.
전문가 조언 부모도 늘 “No”라고 하면서 자신의 말에 “No”라고 대답하는 자녀를 보며 말 안 듣는 아이라고 투덜거리다니요. 아이가 먼저 말을 꺼내면 “그래, 좋아”라는 긍정의 언어로 대화를 시작하세요.

상황3 “빨간색 공이 있네? 그럼 엄마는 파란색 공!”, “여기 봐, 초록색 공도 있다”
문제 적극적으로 반응해 준다며 오히려 아이의 손발을 묶고 있다.
전문가 조언 아이는 빨간색 공만 하나 던졌을 뿐인데 되돌아오는 반응이 너무 많죠? 아이가 “빨강” 하면 엄마도 “그래, 빨강” 하면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지 마세요.

◆ 나는 간섭하는 부모일까? 셀프 진단 테스트

ㅁ 아이가 “으네”라고 말하면, 몇 번이고 “그네”라고 말하며 발음을 고쳐 준다.
ㅁ 아이가 심하게 울어 대고 물건을 던지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혼내 주겠다”,
”때려 주겠다”며 위협하거나 “손 들고 서있어!”, “밥 먹지 마!” 하고 벌을 준다.
ㅁ “엄마가 몇 번 말하니?”, “엄마 말 못들었어?”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ㅁ “말 잘 들으면 아이스크림 사줄게”, “공부 열심히 하면 놀이동산 데려갈게” 등등
아이가 좋아할 만한 말을 할 때가 많다.
ㅁ아이가 “이건 뭐야?” 하고 물을 때 곧바로 “응, 이건 초록색 공이야”라고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ㅁ아이가 울거나 짜증을 낼 때 사탕이나 초콜릿을 줘서 ‘억지로’ 혹은 ‘쉽게’ 안정시키기도 한다.
ㅁ아이의 요구에 “지금은 안 돼. 조금 있다 해줄게”라고 대답할 때가 많다.
ㅁ‘비슷한 또래들이 똑같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왜 우리 아이만 뒤처질까?’라는
생각을 한다.
ㅁ아이가 한 가지만을 고집스럽게 좋아할 때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곤 바꾸려고
애쓴다.
ㅁ아이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재빨리 다가가 통역사, 혹은 대변인 역할을 한다.
ㅁ“이것 해라, 저것 해라” 하며 상냥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지시하거나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한다.
ㅁ아이가 퍼즐 조각을 잘못 끼우면 똑바로 맞추도록 다그치거나 책을 읽을 때 그림 속 동물 이름 등을 묻고 대답하도록 한다.
ㅁ아이가 너무 반응이 없다고 생각해 대답을 강요하거나 감정을 표현해 보라며 재촉한다.

위 질문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아이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글 김정미 <한솔교육연구원 원장, '가르치지 말고 반응하라'저자>

이 기사는 육아잡지 <매거진 키즈맘> 7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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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9 16:17:01 수정 2016-07-06 14: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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