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늘 조잘조잘 이야기를 늘어놓는 아이. 엄마는 아이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다가도 금세 피곤해져 허투루 듣게된다. 고개만 끄덕이고 "그랬구나"하며 맞장구만 쳐주면 되겠거니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엄마의 이런 행동이 곧 다가올 미래에 아이와의 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사실. 5년만 지나도 아이는 일상을 물어보는 엄마와의 대화를 거부하거나 귀찮아 할지도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대화를 통해 미리 아이와의 신뢰 관계를 쌓아둬야 한다. 사실 엄마가 대화의 중요성을 몰라서 아이의 이야기에 경청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엄마들은 마음은 있지만 아이의 엉뚱한 말이나 끊임없는 이야기에 '어떻게' 반응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를 뿐이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보고 실천해보자.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의 언어, 인지 능력, 사고력도 발달한다.
◆아이와 대화를 주고받는 좋은 방법
- 이야기 속 아이의 감정에 집중한다
대화에서 공감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충분히 반영해주는 것이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칭찬받았던 일을 떠올리며 신나서 이야기하고 있다면 함께 큰 미소를 지어주면서 아이의 감정을 수용해주자. "OO이가 정말 신났구나. 어쩐지 집에 들어오는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어" 한편 아이가 슬픈거나 화난 일을 겪었을 때도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줘야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OO이가 화가 많이 났겠구나" 아이에게 행동의 옳고 그름을 알려주기 전에 먼저 공감을 해야함을 명심하자.
- 의미 없는 칭찬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와, 잘했어", "최고네" 등 이야기 맥락을 끊는 듯한 칭찬은 아이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다. 아이가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여주거나 성취한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구체적으로 언급하려고 노력하자. "크고 작은 동그라미로 가득찬 그림이네. 구불구불한 선도 중간중간에 보이고. 선마다 색이 다른건 어떤 의미니?" 굳이 칭찬이 아니라도 아이의 작품에 대해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관심의 표현이 될 수 있다.
- 이야기와 관련한 경험, 생각, 정보를 전달한다
이야기를 멍하니 듣기보다는 아이와 함께했던 경험,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연계해보자. "유치원에서 토끼한테 밥을 줬어요"라는 아이의 말에 "그래? OO이가 이제 혼자서도 동물한테 밥을 줄 수 있구나. 지난번에 동물원 갔을 때 기억나니? 사육사 선생님이랑 같이 토끼한테 밥을 준 적이 있잖아" 엄마가 이야기를 덧붙여주면 아이는 과거의 경험을 회상하고 이야기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 또 "토끼는 그때 뭐 먹었더라? 이번엔 토끼 밥으로 무엇을 줬니?" 라며 '동물의 먹이'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연계해본다.
- 아이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확장한다
대화를 주고 받을 때 상대의 말을 맞장구 치는 것은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다. 아이가 책을 읽고 "난 공룡이 진짜 좋아"라고 말하면 엄마는 "그래 OO이가 공룡을 좋아하는 것 같아. 어떤 공룡이 제일 좋니? 공룡도 종류가 많던데"라며 아이의 말에 맞장구 치며 공룡의 종류에 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다. 어떤 주제에 관해 대화를 확장하다보면 아이가 관심없던 분야에 스스로 흥미를 갖고 찾아보기도 하고 '왜 그럴까'를 생각하면서 깊은 사고를 하게 된다. 엄마와의 대화가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 아이의 이야기에 재미있는 단어를 덧붙인다
아이의 언어 능력을 풍성하게 해주고 싶다면 아이의 말에 재미있는 단어를 덧붙여주자. 특히, 상황을 묘사하는 형용사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록 아이의 감각도 함께 발달한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아, 맛있어"라는 아이의 말에 "그래,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부드러운 느낌과 입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이 좋더라. 넌 어때?"라고 되물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단어를 익히는 것도 좋지만 평소 대화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아이의 언어 능력을 풍성하게 가꿔줄 수 있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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