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미나, 노유진
◆ 색소폰 연주자 박진현 군
박진현 군은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식 축하공연 때 화제가 됐던 색소폰 연주자다. 박 군은 지난 1월에 열렸던 영종음악단 ‘작은 음악회’에서 신나게 기타를 치며 ‘여행을 떠나요’를 열창하고 색소폰 연주를 해 관객들의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박 군의 엄마 최은미 씨는 아들이 초등학생 때 피아노학원 발표회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이후 박 군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풍물을, 중학생 때부터는 색소폰과 기타를 다루게 됐다.
최 씨와 남편 역시 처음에는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현재 박 군의 언어 수준은 5세 정도로 자폐 2급 진단을 받았다. 최 씨는 박 군의 장애가 나을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박 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영구 장애가 된다. 힘든 적도 많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진현이가 어렸을 때는 ‘왜 나한테, 왜 우리 아이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고 현실을 부정했죠. 진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도 인정을 하지 않았어요. 진단도 받지 않았죠. 진단을 받으면 장애인이라는 꼬리표가 생기는 기분이었으니까요.”
최근에는 색소폰으로 온 가족이 단합했다. 남편과 박 군은 이미 한 무대에 선 적도 많다. 최 씨는 세 가족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의 꿈을 생각한다.
“진현이가 음악을 좋아하니까 작은 음악카페를 운영하는 게 꿈이에요. 그러려면 저부터 먼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야겠죠. 언젠가는 카페를 열어서 여유롭게 차도 마시고, 그 안에서 진현이가 좋아하는 음악도 하게 되리라는 그런 그림을 그려요.”
◆ 영종예술단 홍보대사 정의원 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한 다음 아이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당신 아들이 교실에 똥을 쌌으니 당장 와서 치우라고요. 우리 아이는 자기가 생각하기에 더러운 곳에서 일을 안 봐요. 그때 생각했어요. 장애 아이들 옆에 보조역할을 해줄 수 있는 특수교육 보조원이 있어야 한다고요.”
자폐성장애 1급 정의원 군의 아버지 정창교 씨는 장애아들의 교육과 성장이 더 이상 가정에서만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료 봉사자가 아닌 유급 봉사자가 장애아들을 뒷받침해줘야 했다. 정 씨는 ‘특수교육 보조원’ 배치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살고 있던 인천시 교육청과 시청 등을 중심으로 건의하기 시작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서명운동을 벌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6만5000명의 서명이 모아졌고 2001년 국가계획에 반영돼 예산을 확보했다. 처음에는 인천지역에서 시작됐으나 현재는 전국구로 확대된 상황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마친 정 군은 현재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월 1회 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로 변신한다. 정 씨도 처음에는 정 군의 자폐진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집안의 장손이었던 정 군이 눈을 맞추지 않고 교감 없이 혼자 놀아도 그저 발달이 좀 늦다고만 여겼다.
“처음엔 충격이었죠. 그러나 부모로서 마음을 다잡고 길게 보고 대처하자고 결심했어요. 평생 간다 해도 고쳐지지 않을 거라는 걸 받아들였죠. 장애랑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걸 인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장애인등록증을 받지 않고 버티는 엄마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예요.”
장애아들이 예술을 하게 되면 몰입하는 시간 동안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정 군 또한 초등학교 때부터 주 1회 레슨을 받으며 음악적 재능을 키워왔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10년 인천대교 개통 1주년 때는 인천대교주식회사가 마련한 ’유엔의 날 인천대교 장애인대축제’에서 ‘죽어도 못 보내’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 인천대교 기념관 1층 장애인카페 <작은음악회>
인천대교주식회사가 장애인카페를 발달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하면서 카페는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의 연주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꿈꾸는 마을은 취업이 어려운 중증 발달장애인들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매월 1회 인천대교기념관 1층 장애인카페에서 발달장애인들의 작은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위 사진은 지난 1월 작은음악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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