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Infant care
셋째는 발로도 키워? 다둥이 엄마에게 배우는 육아 노하우
입력 2016-02-23 10:51:00 수정 2016-02-24 10:19:00
  • 프린트
  • 글자 확대
  • 글자 축소

“어제 민국이가 공룡들 이름 줄줄 외우는거 봤어? 정말 귀엽지 않니?” 온 국민이 삼둥이앓이에 빠졌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탤런트 송일국씨의 아들 세 쌍둥이를 일컫는 삼둥이들의 에피소드는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인 자리라면 빠지지 않는 수다 거리다. 인터넷 카페에서는 ‘세 쌍둥이 낳는 비법’ 등에 대한 정보가 오고 갈 정도다.

TV 속 연예인들은 둘은 기본에 세 명, 네 명씩 자녀를 낳을 때마다 이슈가 되지만 현실에서 아이 울음 소리는 퍽 귀해졌다. 정부가 발표한 합계출생률(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18명으로 매년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선도하는 독신자, 딩크족들이 보이지 않는 질타를 받고 있지만 아이를 둘도 아닌 셋, 넷을 낳아 부자? 아니면 부자에 애국자 소리까지 듣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점점 많아지고 있다. 끊이지 않는 아이들 울음 소리에 몸은 지치지만 마음만은 행복에 겨운 다둥이 엄마들. 셋째는 발로도 키울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그녀들의 육아 노하우를 알아보자.


◆ 여유 있는 엄마 김지선, 원칙이 있는 육아법 션

배우 한석규, 개그맨 정성호, 축구 선수 이동국. 모두 아이를 넷 혹은 다섯씩 낳은 유명인이다. 방송인 김성주, 배우 차태현, 가수 윤종신, 가수 SES의 슈 등 아이가 셋인 연예인들은 명함도 못 내민다. 아들 셋에 막내 딸까지, 개그계 다산의 여왕인 김지선씨는 요즘 TV 출연 이외에 많은 시간을 강연장에서 보낸다. 아이 넷을 낳고 키우는 노하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 까닭이다. “엄마가 여유로워야 아이가 강해져요” 아이 넷에 도대체 어떻게 여유를 찾으라 할까 싶지만 그녀가 말하는 여유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아이를 돌보는 기준에 있어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첫째 아이 때는 땅에 떨어진 과자라도 먹으면 난리였지만 둘째, 셋째, 넷째로 가면서부터 조금씩 여유로워졌어요. 조금 다쳐도, 떨어진 것을 먹어도 괜찮아요. 그래야 아이도 강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사회사업가로 알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가수 션은 하음이부터 막내 하엘까지 네 아이를 다른 사람 손 빌리지 않고 부인인 정혜영씨와 둘 만의 힘으로 키운다. 나름의 육아 철학을 방송이나 강연에서 자주 말하고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 잘 들어주기’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끼리 장난감 때문에 싸움이 일어났다면 혼내기 전에 아이들 말을 먼저 들어요. 그 중에서도 첫째 하음이의 말에 귀기울이죠. 그러면 큰 아이가 첫째로써의 책임감을 갖게 돼요.” 그리고 나서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게 만든다. “장난감이 누구 것인지, 누가 먼저 갖고 놀았는지를 아이에게 설명하게 하면, 말 하는 도중에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게 돼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미안해’와 ‘괜찮아.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게 하면 아이들 사이에 갈등은 생길 수가 없다고 한다.

◆ 큰 아이들이 동생을 키워요

이제 12살이 된 정우네 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종일 왁자지껄하다. 정우와 정인(9세), 정윤(5세), 정아(3세)까지 네 명의 아이들이 먹고 놀고 장난치느라 한 시도 조용할 틈이 없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결혼과 첫 아이 출산을 한 정우 엄마는 육아 초보에서 이제 선수가 다 됐다. 아이들의 눈빛과 분위기만으로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금방 알아차린다. “하나, 둘이었을 때는 아이들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돌봤지만 넷이 되면서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요”라며 네 아이 육아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그런 정우 엄마에게 가장 든든한 육아 도우미는 다름 아닌 큰 아이들. 동생들이 생긴 이후 큰 아들과 둘째 딸은 놀라울 정도로 철이 들었고 오빠와 누나로써 기대했던 역할의 몇 배 이상을 해내고 있다. “엄마, 아빠가 없으면 정우가 아빠고 정인이가 엄마라고 늘 얘기해줘요. 놀 때는 신나게 놀다가도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큰 아이 말을 잘 들어요. 둘째 딸은 리틀마미에요. 동생들 씻기는 것부터 먹이는 것, 재우는 것도 얼마나 똑똑하게 해내는지 엄마보다 나을 때가 많아요.”

정우 엄마의 육아 비법은 아이들에게 저마다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엄마 혼자 모든 것을 해내려면 몸이 둘이어도 부족하다. 그렇기에 큰 아들에게는 동생들과 놀아주기, 둘째 딸에게는 동생들 챙기기를 도와달라고 했다. 동생들을 살뜰히 보살피면서 칭찬도 받고 보람도 느끼면서 큰 아이들도 더욱 굳게 성장하는 것 같다. 엄마에게는 칭얼거리기 바쁜 동생들도 형과 누나 말이라면 입 꼭 다물고 잘 듣는다. “가끔씩 하나 더 있어도 참 사랑스럽겠다고 생각하다가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라며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정우 엄마가 아이 넷을 낳아서 사랑스럽게 키울 수 있는 비결은 아직 어리지만 속 깊은 아이들의 힘을 믿어준 덕분이 아닐까?

◆ 책임감 있는 아이 곁에는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

10살 연우 곁에는 직장 생활을 하는 엄마를 대신해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두 명의 동생이 있다. 연우(10세), 지우(9세), 준우(6세)에게 엄마는 항시 잔소리를 퍼부으며 앞서가는 존재가 아니라 뒤에서 늘 기다려주는 든든한 조력자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준비물이나 숙제는 스스로 챙길 수 있게 했어요” 아이들을 함께 사는 시부모님께서 봐주시기 때문에 늘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는 연우 엄마는 아이 셋을 큰 문제 없이 키울 수 있는 가장 큰 비법으로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을 꼽았다.

아이 셋을 키우는 예지 엄마는 셋째를 어린이 집에 보내는 3월부터 집 근처 평생교육원에서 ‘초등방과후수학지도사’ 과정을 공부하기로 했다. 틈틈이 걷기 운동을 통해 몸매나 건강 관리도 시작할 계획이다. “애들 키우느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웠어요. 이제 나를 위한 시간도 필요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엄마가 힘을 내서 남은 시간 애들을 즐겁게 돌볼 수 있죠”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내 자신도 사랑할 줄 아는 예지 엄마의 노력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에너지로 전달되고 있다.

김은아 객원기자
입력 2016-02-23 10:51:00 수정 2016-02-24 10:19:00

#산업 , #생활경제

  • 페이스북
  • 엑스
  • 카카오스토리
  • URL
© 키즈맘,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