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홈스쿨링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전업맘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같은 결과에 워킹맘들은 괜히 자격지심이 생기고 홈스쿨링 시작부터 겁이 난다. 사실 워킹맘들은 웬만큼 마음먹고 실천하지 않는 이상 성공하기 힘들긴 하다. 하지만 아이 성향 파악을 선행한 후 커리큘럼을 짠다면 워킹맘들도 성공적인 영어 교육을 할 수 있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은 그의 저서 '일하면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위즈덤하우스)'에서 아이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영어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통 엄마들은 전문가나 주변에서 추천한 교재들로 아이 교육을 시작한다. 그러고는 그 책의 차례대로 아이를 가르치려고 한다. 그러다 아이가 뜻대로 따라와주지 못하면 '우리 아이는 영어에 소질이 없나 봐'하며 그만두기 일쑤다. 영어 교재만 사놓고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내 아이만큼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어릴 때부터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엄마들도 많다. 하지만 특별한 준비 없이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냈다가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일부 있다. 영어 유치원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아이가 영어 자체에 심한 거부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렇듯 잘못된 접근은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고, 심하게는 영어 거부증까지 생기게 한다. 제대로 된 영어 홈스쿨링을 위해서는 다른 엄마들의 말을 듣고 교재를 구입하거나 계획을 짜기 보다 아이의 성향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
◆ 아이의 성향 파악이 중요
모든 아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도 좋아하리라는 법은 없다. 다른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우리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한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특성은 다 다르므로 효과적인 영어 교육 방법도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평소 아이가 좋아하는 것, 발달 성향을 고려해서 커리큘럼을 짜야한다. 만화를 볼 때 어떤 장면에서 웃거나 관심을 보이는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지,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고려해서 그 아이에게 맞는 교육 방법을 선택하도록 한다.
커리큘럼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영어 동요를 들려주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쉽게 친숙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컨디션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의 실력은 단정 짓지 않는다. 엄마의 기대처럼 한 단계가 끝나면 바로 다음 단계로 착착 진행되면 좋겠지만, 어떤 때는 몇 단계를 뛰어넘었다가도 어떤 때는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 잘 하게 보다는 좋아하게
그렇다면 엄마표 영어 홈스쿨링은 어떻게 해야 맞는 걸까. 단순하게 '영어를 잘 하게 만들기 위해서'보다는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한다. 영어 홈스쿨링에 성공한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재미있어 할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또 영어교육 전문가들 또한 낮은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영어 학습을 강요하면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엄마가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아이가 영어를 조금 늦게 익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커리큘럼을 짤 때 엄마가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아이가 흥미를 보일 것인가'와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가'다.
이런 점에서 워킹맘들의 출근 전과 퇴근 후의 10~30분의 시간은 홈스쿨링을 하기 최적이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알려주려고 하기보다 매일 즐겁게 반복해서 영어 공부가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영어를 일상 생활로
공부를 꼭 책상에 앉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아기에는 놀이가 곧 생활이고 공부다.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율동을 하면서 영어 소리와 리듬을 귀에 친숙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데, 아침 기상 때나 밥을 먹을 때, 어린이집을 갈 때 등 일상 생활 속에서 노래를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춰 노래를 들려주도록 하자.
또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분야의 영어책으로 관심을 이끈다. 만약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면 한글로 된 자동차 책과 영어 책을 함께 보여준다. 생활 영어를 늘게 해주고 싶다면 가정에서 엄마와 대화할 때 영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워킹맘들은 해주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자칫 주입식으로 가르치기 쉽다. 그러나 엄마가 주체가 돼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은 아이의 머릿속에 남는 것이 적다. 대신 다른 사람에게 아이가 직접 가르쳐보게 하는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따라서 평소에 배운 내용을 아이가 선생님이 돼 동생이나 다른 가족들에게 가르쳐 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조 : 일하면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위즈덤하우스) >
키즈맘 신세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