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후 <선생님 사용설명서>를 발간했다. 선생님을 사용한다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아이들이 지혜롭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이다. 입학을 앞둔 자녀와 부모가 함께 보면 좋을 책.
글 윤은경
우리가 물건을 사면 작동시키기 위해 꼼꼼히 읽는 ‘사용설명서’. 그런데 선생님도 사용설명서가 있다? 매일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때론 무섭고 어려운 어른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관계가 돈독하게 발전하려면 상대에 대한 조금의 공부가 필수라는 점. 이 책은 아이들이 선생님이란 존재를 더 가깝게 느끼고,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선 선생님에 대해 알아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선생님이 어떤 일을 하고 부모님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 이해하고, 선생님과 친해지는 기술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3장에서는 학교에서 흔히 일어나는 상황별로 ‘선생님을 사용하는 39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선생님 사용법은 곧 학교를 즐겁게 다니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다.
페이지 엿보기 [26~30페이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선생님의 성향 파악법 중 ‘선생님이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내용을 살짝 엿보자.
◆ 선생님이 좋아하는 아이
인사 잘 하는 아이: 모든 선생님의 아이에 대한 첫인상은 인사로 결정 돼. 아침에 학교에 와서 처음 선생님을 본다면 반갑게 인사하자. 멀리서부터 뛰어와 인사하는 아이를 보면 선생님은 뿌듯한 행복감이 밀려온단다.
시선을 피하지 않는 아이: 당당하게 선생님을 쳐다보는 아이를 보면 선생님은 기대를 하게 돼.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는 건 나름 자신감이 있다는 표현이거든. ‘무엇을 해도 열심히 하겠구나’ 선생님은 이렇게 생각한단다.
역할 분담을 잘 하는 아이: 역할 분담을 잘 하는 아이는 책임감이 강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뭐라도 혜택을 주려고 한단다. 돌아가면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청소 당번도 마찬가지야. 자기 역할을 다한 후에 다른 아이를 도와주기까지 하면 선생님은 꼭 알고 칭찬해 줄 거야.
청소 잘 하는 아이: 선생님은 자기 주변 정리를 잘하는 아이를 좋아해. 특히 휴지통 주변에 떨어진 휴지가 있으면 다른 아이가 버린 거라도 개의치 않고 치우는 습관을 들여 봐. 아마 선생님이 아이의 봉사 정신에 감동할 거야.
친구와 잘 노는 아이: 아이들끼리 놀 때도 선생님은 눈여겨본단다. 특히 친구들끼리 다툼이 있을 때 말리고 배려해 주는 아이는 선생님도 매우 믿는 아이가 된단다.
◆ 선생님이 싫어하는 아이
항상 확인 받으려는 아이: 실수하지 않으려고 “선생님, 해도 되나요? 이만큼 하면 되나요?” 계속 물어보는 아이가 있어. 선생님의 설명이나 칠판 혹은 알림장에 쓴 내용을 계속 물어보며 행동 하나하나를 확인받으려는 아이는 선생님을 귀찮게 한단다.
항상 도움만 받으려는 아이: 해 보려고 노력하지 않거나 다른 아이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 하려고 하지도 않는 아이는 선생님의 기운을 빠지게 하지. 못해도 괜찮지만 끝까지 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해.
안 하려는 아이: 엄청나게 힘들고 어려운 걸 선생님이 시키진 않아. 경험 많은 선생님이라도 안 하려는 아이를 억지로 시킬 수는 없어. 하기 힘든 일이라면 반드시 선생님께 그 이유를 알려 줘야 오해하지 않아.
떼쓰는 아이: 억지를 쓰면서 하기 싫다고 토라지는 아이도 있어. 또 막무가내로 해 달라고 조르는 경우도 있어. 선생님과 엄마를 구분하지 못하면 이런 일이 생겨. 자주 떼를 쓰면 선생님은 부모님을 찾을 거야.
잘 우는 아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하기 싫을 때 꼭 우는 아이가 있어. 선생님은 엄마가 아니라서 울어도 소용없어. 오히려 선생님은 몇 번 달래다가 결국은 단호하게 혼내는 경우가 더 많아.
거짓말하는 아이: 거짓말은 언젠가 들통 나게 돼 있어. 선생님은 속았다는 사실을 알면 무척 속상해할 거야. 그 뒤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매번 의심받는 아이가 될지도 몰라. 대신 반드시 사과하고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의외로 용서해 줘.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1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