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안 돼'라는 말을 하기 어려워 하면서 뭐든 되도록 들어주려는 부모가 있는 반면 진짜 안되는 일인지 생각도 해보기 전에 말버릇처럼 '안 돼!'를 입에 달고 있는 부모들도 있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에게 '안 돼'는 어떤 의미일까.
1~3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가정생활을 관찰한 연구자들은 3분마다 작은 갈등이 생기고, 한 시간에 세 번씩 좀 더 큰 갈등이 발생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갈등은 이 연령대 이후에도 계속됐고, 4~5세 아이에게서는 2배 더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엄마들이 얼마나 피곤해하며 긴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1~3세 아이들은 안전규칙을 설명해도 산만한 태도를 보인다.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고 부엌 벽에 그림을 그리고…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다.
아이는 부모가 내리는 지시에도 아랑곳않고 똑같이 행동한다. 이때 부모들은 아이들이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이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으면 안 된다. 위험이 뭔지 모르는 아이에게 아무 물건에나 손대지 말라고 지시하는 것은 구구단을 여러 번 반복시키는 일 만큼이나 피곤한 짓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오랫동안 지식을 쌓고 경험을 하는 동안 반복해 가르쳐야 한다.
프랑스의 소아정신과 전문의 지젤 조르주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변덕을 부릴 때 분명하게 제한을 두고 금지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폭군처럼 오랫동안 부모를 뒤흔들 것이다. 아이에게 '안 돼!'라고 말하기 두려워하고, 보호 본능을 억제하지 못해 아이가 바라는 바를 알아서 미리미리 해결해주면 아이의 사회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젤 조르주와 아동심리 전문 기자인 샤를 브뤼모는 '프랑스식 교육법'에 대해 소개하며 "부모는 기준과 금지 그리고 한계를 정하고, 냉정하고 침착하게 반복해서 '안 되는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싫다고 거절하고 저항하지만, 엄마가 제대로 대처하면 아이는 엄마 아빠의 '안 돼!'에서 부모가 정한 규칙이 자신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것임을 인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프랑스 표 '안 돼! 하지마!'자녀 교육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명령하기 전에 인내하고 엄격하기 전에 꾸준히 설득하는 진짜 프랑스식 자녀교육법을 겉모습만 보고 명령과 복종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프랑스 엄마처럼 똑부러지게 야단칠 수 있을까.
< 화내지 않는 엄마 비법 >
◇ '규칙 목록'을 만들어라
아이에게 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면 서로 힘들어지므로 목록을 만든다. 매일 반복하는 일과 중에서 선행해야 할 중요한 일을 목록에 적는다. 예를 들면, 양치질하기, 상차림 돕기 같은 일들이다. 목록 작성은 끊임없이 반복하지 않고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 이미지로 설명하다
아이에게 규칙을 설명하는 좋은 도구 중 하나는 그림이다. 아이와 함께 바른 행동을 묘사하는 그림을 그려보자. 예를 들면 '길에서 어떻게 행동할까?", '집에서 어떻게 행동할까'같이 말이다. 이미지는 언제나 단어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며, 부모를 덜 피곤하게 한다.
◇ '스스로 질문법'
만화에서 대화를 적어 넣는 말풍선에 아이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질문을 적어 넣게 한다. 예를 들면, 냉장고 위에 "내 그릇에 담긴 밥과 국을 다 먹었나요?", 세면대 위에 "이를 잘 닦았나요"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하면 규칙을 반복해 말해주지 않아도 아이는 자기 손이 닿는 곳에 있는 메모를 보며 스스로 규칙을 확인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설명하라
같은 규칙을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당연히 피곤하고 지친다. 그러니 죄책감을 갖거나 고집하지 마라. 아이가 듣지 않으려 하면 왜 부모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냄새 나는 옷을 입지 않기 때문에 더러워진 옷은 빨래 바구니에 넣는다고 말해준다.
<참고: 프랑스 엄마처럼 똑똑하게 야단쳐라(아름다운 사람들)>
키즈맘 이미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