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이 세상 모든 부모는 '응급 대기조'다. 아기가 울거나 보채면 매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은 일상다반사. 시름시름 앓는 아이를 보며 걱정을 하다가도 거짓말처럼 열이 '뚝' 하고 떨어지면 '휴' 안심이다.
초보 엄마들은 토로한다. 아기 키우기, 나만 이렇게 힘든 거냐고. 그래서 각각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의사 자매에게 물었다. 비법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글 : 김예랑
한방부인과 전문의 박정경(34)씨는 여섯 살 박윤서, 네 살 윤후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정경 씨의 동생 박정진(33)씨는 네 살 강승규, 그리고 올해 태어난 현규 형제를 기르는 교정과 전문의다. 이 자매는 '한의사·치과의사 자매의 행복한 육아와 워킹'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육아맘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의료 지식을 기반한 육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윤서마미, 댄티줌마라는 닉네임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진주에 살고 있는 정경 씨가 학회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는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아기들은 유달리 자주, 갑자기 아프다. 엄마의 가슴은 시시 때때로 철렁하기 마련. 의사 엄마들은 아이가 아플 때 어떻게 대처했을까. 의사답게 의연했을까? 자매는 이구동성으로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동생 정진 씨는 "물론 의사로써 응급 상황시 대처법은 잘 숙지하고 있죠. 근데 첫 아이가, 그리고 제 아이가 아픈 걸 보니 부들부들 떨리더라구요. 새벽에 병원을 뛰어갈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응급실 풍경이 스치더라구요"라며 웃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새벽 응급실은 촉각을 다투는 환자들이 많아요. 열나는 아이들도 한둘이 아닐 테고, 인턴, 레지던트들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죠. 사실 응급실에 가도 얼음찜질, 열 내리는 주사, 수액 맞는 게 다거든요. 병원이 아기에게 더 불편할 수 있어요. 수액 맞는 동안 잠도 못자고 깨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라고 설명했다.
언니 정경 씨는 "저같은 경우는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2년 반 정도 근무를 했어요. 그래서 황달도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는데, 내 아이가 아프니 생각보다 의연할 수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어느 날은 아기가 너무 울어 당황하고 있었는데, 부인과에 근무하는 후배가 '몇 시에 밥 먹였느냐'고 묻더라구요. 뒤통수를 '딱' 하고 맞은 기분이었어요. 제일 기본적인 건데 내 아이가 되면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기 때문인지 빠뜨리게 되더라구요"라고 덧붙였다.
이들 자매는 아이가 열이 날때 당황하지 말고 병원에 가려는 마지막 순간 까지 경과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발열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정경 씨는 "부모는 아픈 아이가 안쓰럽고, 합병증이 두렵기 때문에 불안해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발열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정경, 정진 의사 자매는 임신과 출산, 모유수유 부터 아기 성장에 이르는 다양한 의학 정보들을 특유의 분석적이고 통찰력 있는 글 솜씨로 블로그 ‘한의사-치과의사 자매의 행복한 육아와 워킹’()에 게재하고 있다.
◆ 한의사 엄마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열' 잡는 법
발열은 질병의 증상일 뿐 질병 그 자체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고막체온 38도, 구강체온 37.8도, 겨드랑이 37.2도 이상일 때 발열로 정의한다. 체온을 측정할 때 4주 미만의 신생아일 경우 겨드랑이, 4주~5세 겨드랑이와 귀, 5세 이상에서는 구강으로 체온 측정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발열의 경우 부모가 걱정할 만큼 치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39도 이상의 열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 특히 6개월 이하 영아의 경우 발열이 드물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 해열제
※ 구토나 설사 등 탈수 증상이 있는 아동에게는 이부프로펜보다 아세트아미노펜이 권장된다. 동시투여, 교차사용은 권장되고 있지 않다. 과용량 복용을 막기 위해 복용 시간을 메모하고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 준다.
- 삐뽀삐뽀! 고체온증
발열과는 다른 고체온증. 발열은 자기한정적이라 자가 제어되지 않는 범위를 넘어가지 않지만 고체온증은 쉽게 41도 이상을 넘긴다. 이때 해열제 치료는 의미가 없으며 빠른 처치가 필요함으로 병의원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박정진 씨는 키즈맘 독자들에게 양치만은 아이들을 믿지 말라고 당부한다.
세 살에 접어들면 아이들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하는 데 무조건 믿고 맡기지 말고 양치는 엄마가 체크를 해줘야 한다는 것. 또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지만 백태도 꼭 닦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백태는 곰팡이 균의 가능성이 있고 구취를 유발하기도 하죠. 영유아 시기에는 많이 토하기 때문에 구취가 더 심하겠죠? 구강 건강은 엄마의 관심 정도에 따라 확연히 달라질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의 '치실' 사용도 권장했다. 정진 씨는 "유치는 띄엄띄엄 나는 것이 정상이에요. 가끔 치아가 몰려나는 아이들은 육류를 먹고 나면 틈새에 끼이는 경우가 많죠. 이런 것들을 엄마가 치실로 다 빼줘야 해요. 저희처럼 일을 하는 워킹맘 이라면 잠자기 전 하루 한 번이라도 족해요. 여든까지 건강한 치아, 엄마의 작은 습관으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 2세 이하의 유아
부모의 손가락을 이용, 거즈나 면 손수건으로 수유 후 하루 두세번 정도 치아와 잇몸을 닦아준다. 이가 나면 하루 세번정도 부드러운 칫솔으로 깨끗한 물을 묻혀 칫솔질을 한다.
◆ 3~4세 이전 아동
식사 후 칫솔질 습관 들이기가 중요하다. 치약을 뱉어낼 수 있으면 불소가 함유된 어린이 치약을 사용하자. 뱉는데 미숙하다면 불소가 함유되지 않은 치약을 사용하면 된다.
◆ 4~5세 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칫솔질이 서투른 아이들을 위한 폰즈법
1. 입안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치아 난 방향에 직각으로 대고 원을 그리듯 문지르며
치아를 닦는다. 이~ 한 상태로 원을 그리며 닦는다.
2. 안쪽 치아는 좌우로 쓸어준다.
3. 앞니 안쪽은 음식물이 빠지지 않으니 칫솔을 세워 쓸어 내리고 올린다.
◆ 칫솔 관리법
칫솔은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젖병 소독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식용 베이킹소다를 뜨거운 물에 풀어 칫솔을 담갔다가 물에 헹구어 건조시켜도 된다. 소금물로 헹구는 것도 좋은 방법. 평소 습한 화장실에 걸어두는 것 보다 물기가 잘 마르는 곳에 보관하자. 교체주기는 3개월에 한번, 아이가 칫솔을 씹는 습관이 있다면 더 자주 교체해 주자. 비싸고 좋은 칫솔보다 중요한 것이 칫솔을 제때 교체해 주는 것이다.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10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