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Infant care
['열혈맘' 이지원이 제안하는 감성교육] 둘째 낳아야하나 고민하는 당신에게
입력 2015-08-27 15:15:20 수정 2015-08-27 15: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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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동생 낳아줘....”

아이는 모른다.

무심히 던진 자기의 말 한마디가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고 굳게 결심한 엄마의 마음을 얼마나 심하게 흔드는 지 말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하나는 너무 외로우니까 그냥 이 김에 둘째를 낳아볼까?

아니야, 교육비며 생활비며 감당해야할 일들이 많다.

두 명에게 쏟을 정성을 한 명에게 집중하는 게 훨씬 낫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옆에서 누군가 슬쩍 건네는 말이 또 흔들린다.

“아이에게 가장 큰 선물이 뭔지 알아? 형제, 자매를 만들어주는 거래.”

비싼 교구나 좋은 책들이라면 돈을 아껴서라도 사주겠지만, 자식은 다른 문제다.

이제 간신히 젖먹이 육아에서 좀 편해질까 하는데, 다시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는 것도 두렵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는다.

아이와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 형제가 있는 집에서 자기 아이만 외로워 보인다. 친구와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욕심을 부리다가 싸우다가 운다. “외동이라서 그런가...” 다시 심각하게 둘째를 고민한다.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거야. 형제, 자매가 있다고 달라지진 않아. 커서 결혼하면 결국 남처럼 사는 형제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본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둘째에 대한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나도 그랬다. 둘은 자신이 없었다.

사실, 신혼 때에는 자식을 키우느라 힘 빠지고 돈 쓰느니, 아이 없이 부부끼리 해외여행도 다니고 즐겁게 지내는 게 더 행복할거라고 생각했었다. 자식 키우느라 노후까지 힘들어지긴 싫었다.

둘째를 고민하는 나에게 시어머님은 말씀하셨다.

“사람은 모두 자기 밥그릇을 가지고 타고나니까 낳으면 다 살게 되어 있다.”
“에이, 어머님 그건 옛날 말이지요. 요즘 밥만으로 되나요? 남들 하는 거 다 따라가게 하려면 돈이 엄청나게 들어요. 요즘은 부자들이나 셋씩 낳는 다잖아요. 자식의 수가 부의 상징이라니까요.”

옆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첫째 아이가 물었다.

"엄마! 부자는 어떤 사람이야?"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지..."

"그럼, 10원짜리가 열개 있으면 부자야? 백 개 있으면 부자야?"

"부자는 큰 액수의 돈이 많아야지. 10원 말고 아주 큰 돈. 부자란 자기가 가진 돈을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

"셀 수 없는 거?"

엄마의 부자의 정의를 듣더니, 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난 부자야! "

"왜?"

"난 숫자를 많이 몰라서 돈을 셀 수 없으니까!"

아이의 천진난만한 대답을 들으며, 아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부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의 기준으로 ‘부자’를 정의 내려준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렇게 사랑스런 ‘꼬마 부자’를 한 명 더 낳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보니, 어느새 난 둘째아이를 가진 엄마가 되어 있었다.

물론, 한 명보단 두 명이 신경 쓸 일이 많고 힘이 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하나만 있을 때와 다름없이 비슷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문득, 시어머님의 말씀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는 다 자기의 몫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어른들의 말씀 말이다.

인생이 그렇듯, 선택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자식은 한 명도 좋고, 두 명도, 세 명도 좋다.

단지, 조금이라도 마음속에서 둘째에 대한 고민으로 흔들리고 있다면 팍팍한 현실 속에서 메말라가는 우리의 마음을 촉촉한 ‘진짜 부자’로 만들어 줄 아이를 한 명 더 낳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올 가을은 단풍도 못보고 그냥 지나가겠네....”

어린 두 아이와 씨름하며, 투덜거리는 나에게 친정엄마가 한 말씀 던지신다.

“넌 지금 더 예쁜 자식을 보고 있잖아. 자식을 단풍에 비하겠니? 나중에 멋진 단풍 볼일 많다.”

그래, 난 머지않아 세상에서 가장 곱게 물들게 될 예쁜 나무 ‘두 그루’를 키우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리라.

이지원 < 교육 컬럼리스트 >
입력 2015-08-27 15:15:20 수정 2015-08-27 15:15:20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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