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실버타운으로 가고 친정엄마는 양로원에 간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있다. 대한민국의 40~50대 며느리들은 명절이면 꼬박꼬박 시댁에 가면서도 친정집 방문은 녹록치 않다. 시부모님이 연로하거나 건강이 나빠지면 식사를 챙겨드리거나 병수발을 하는 것은 며느리 몫이 된다. 친정엄마는 늘 '나는 괜찮다. 너나 잘 살아라' 하시니 친정엄마의 노후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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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의 의무를 다하는 곳이 실버타운이라면, 마음은 있지만 자주 돌보아 드리지 못하는 곳이 양로원이 될 수 잇다.
그렇다면 실제로 실버타운과 양로원은 어떻게 다를까? 정말로 실버타운은 일반인이 엄두도 못 내는 비싼 곳이고 양로원은 TV에서나 보듯 할머니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서 집단 생활하는 곳일까?
신간 <실버타운 간 시어머니 양로원 간 친정엄마(골드북스)>의 저자 이한세 씨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직접 30여 곳을 탐방한 결과 호화 호텔을 연상시키는 고가의 도심형 고급 실버타운부터 저렴하면서도 자연 속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노후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전원형 실버타운까지, 다양한 실버타운이 존재하고 있었다.
또한 책에서 전하고 있는 입주민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 모습들은 실버타운에 가는 것을 '현대판 고려장'으로 생각해 꺼려하는 어르신들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00여명 이상의 입주민이 거주할 수 있는 전국의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책으로써, 각 실버타운의 홍보성 내용은 철저히 배제한 가장 객관적인 실버타운 정보서라고 할 수 있다. 비용, 지리적 위치, 식사 및 생활 서비스, 의료 및 건강 서비스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각 실버타운에 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알기 어려운 실버타운 안에서의 생활까지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때문에 이 책 한 권과 튼튼한 두 다리만 있다면 노후준비의 반 이상은 성공한 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버타운 입주보증금은 평당 330만 원에서 1,70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며, 매월 내는 관리비도 차이가 크다. 이처럼 입주보증금과 관리비가 다양하기 때문에 나의 주머니 사정에 맞추어 누구나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입주보증금과 관리비가 비싼 곳은 최고급이라 지내기 좋고, 저렴한 곳은 무료 양로원 수준으로 낙후되어 생활하기 어려운 곳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정작 실버타운에서 생활하는 데에는 각종 부대시설 등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오히려 입주할 사람의 경제력, 건강, 성향, 종교, 취미 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시내에 위치한 최고가 실버타운의 경우 은퇴한 전직 고위 공무원이나 교수님들이 많아 입주자들이 자존심이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짙다. 이와는 달리 김제나 정읍에 잇는 전원형 실버타운의 경우 월 생활비가 70만원 미만으로 저렴하지만 노인대학, 노인종합복지관, 게이트볼장 등의 시설이 있으며 입주자들이 한 동네 사람들처럼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 성격이 털털한 부모님이라면 이런 곳이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할 수 있다.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실버타운은 준본당이 실버타운 안에 있어 사제 및 수녀님들이 거주하며 매일 미사를 볼 수 있어 종교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적합하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입주율이 50%도 못 미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지금 신청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기다려야 입주할 수 있는 실버타운도 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