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여름방학이 다가오면 맞벌이 부부의 걱정이 커진다. 정부에서는 아이들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 9시 등교도 추진 중이지만 그 시간까지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 엄마 아빠는 아이를 늦게 등교시킬 수가 없다.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퇴근 전까지 아이를 맡길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3일 서울연구원 서울경제분석센터가 발표한 '서울의 맞벌이 부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43.1%가 맞벌이 부부였다. 서울지역 가구의 5곳 가운데 2곳이 맞벌이 부부인 셈이다. 이들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시부모님이나 친정어머니, 어린이집, 학원 등에 맡길 수밖에 없다. 아이의 정서적인 발달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부모와 아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모아봤다.
◆ 아이를 맡기기 전에 체크할 것들
1. 우리 아이를 제대로 돌봐줄 수 있는지 본다.
맡아 줄 수 있는 사람만 찾지 말고 아이의 기질과 양육자의 성품, 환경 사이의 궁합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돌봄의 질을 따져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농사짓는 시골에 아이를 맡기면 농사일에 바빠 아이가 방치될 수 있으며, 할머니가 하루종일 tv만 보는 취미가 있다면 어린이집에 맡기는 일이 더 나을 수 있다.
2.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하나 이상 생각해 두어야 한다.
육아 도우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를 누가 봐 줄 것인지,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갑자기 감기나 수두 같은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항상 있어야 한다. 시댁이나 친정 부모님, 옆집 엄마, 시누이나 올케 또는 형제자매, 시간제 도우미, 어린이집 선생님 등 급한 상황에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목록화해 두면 좋다.
3. 아이에게 '놀이 선생님'을 만들어 준다.
아이가 만 네 살이 지나면 신나게 놀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진다. 남동생처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한달에 한번씩 와서 공원이나 야구장에도 같이 가고, 스케이트도 함께 타면 아이가 놀이에 흠뻑 젖어들어 신나하는 것은 물론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 엄마 아빠의 달콤한 휴식 시간도 보장된다.
◆ 시댁이나 친정에 맡길 때 확인할 점
1. 묵은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점검하라. 손자에게 모든 애정을 쏟는 친정부모님을 보며 어린 시절의 서러운 기억들이 떠오르면 곤란하다.
2. 육아에 대한 기준이 다름을 인정하고 사소한 것은 존중하라.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긴 엄마들은 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 따라다니면서 떠먹여 주는 것, 잘 씻기지 않는 것 등에 대해서는 마음이 상할 수 있지만 참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3. 꼭 지켜야 할 원칙은 정확하고 간곡하게 말씀드리자. 단 것을 많이 준다든지 TV를 오래 틀어 놓는다든지, 아이에게 용돈을 넉넉하게 주면 아이의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4. 가족이라고 넘어가지 말고 정당한 보상은 꼭 해 드려야 한다. 이모나 삼촌 등 아이를 돌봐 주는 할머니를 도와 줄 사람이 따로 있으면 더욱 좋다.
◆ 취학 전 아이를 둔 워킹맘이 기억해야 할 것들
1. 아이의 버릇을 들이는 데 목숨 걸지 말 것.
일하는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불안감이 있다. 더 잘해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아이가 잘못 자라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말이다. 특히 일하는 엄마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조직화가 몸에 배어 있어 아이의 행동을 모두 통제하려 한다. 이때 잘못하면 아이가 반항적이고 공격적으로 자랄 수 있다. 엄마의 욕심이라고 생각하고 아이가 스스로 규칙을 내면화할 때까지 기다려 주자.
2. 가르치고 싶은 욕심을 줄일 것.
워킹맘들은 엄마가 올 때까지 아이가 체육이나 미술, 영어 등을 더 배우고 있으면 아이도 즐겁고 다른 아이들에게 뒤떨어지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 그 모든 수업은 '일방적인 자극'일 뿐이다. 아이의 스트레스는 엄마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쉬지 않고 자극에 노출된 아이는 '배우는 즐거움'을 알지 못하며 수동적으로 자랄 수 있다. 게임에 중독되기도 쉽다.
3. 주말에 놀이공원 데려가지 않기
주말이 되면 특별한 활동을 계획하는 워킹맘. 그러나 만 5세 이전에 놀이공원에 너무 자주 가면 오히려 좋지 않다. 이 시기에는 부모와의 상호작용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 사람 많은 곳에서 지치고 짜증이 늘어 돌아오는 것보다는 집 근처에서 아이와 함께하며 보내는 것이 좋다.
4. 일주일 식단을 아이와 함께 짜기
일하는 엄마들은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음식과 외식에 의존하기 쉽다. 하지만 음식을 직접 챙겨 주면 아이의 정서 및 신체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토요일 저녁에 아이들과 모여 일주일 식단을 짜고 주말에 장을 보면 아이도 직접 고른 식단이므로 투정이 줄고 엄마도 퇴근 후 저녁 준비가 훨씬 수월하다.
이 밖에도 늦게 재우지 않기, 아이가 아플 때는 과감하게 휴가 쓰기, 아빠가 아이를 볼 동안 엄마는 재충전할 시간을 갖기 등도 아이와 엄마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참고 :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걷는나무)>
키즈맘 노유진 인턴 기자 bjyanche8.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