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은 아이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기른다는 의미의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보다는 동물도 함께 사는 가족인 반려자(친구)로 대우하자는 뜻에서 '반려동물'이라고 부르는 추세이다.
아이와 반려동물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자랄 경우 혹시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상당수다. 아이와 강아지, 정말 함께 키워도 괜찮을까?
강아지는 아이의 아토피와 귓병 예방에 도움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장 허주용 원장은 강아지가 아기 건강에 해가 될까 우려하는 부모들에 대해 기우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강아지를 키우면 아기의 면역력이 증가해 아토피 피부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아기들의 귓병과 림프선 종양까지 예방할 수 있다. 게다가 강아지가 진드기 예방약을 먹으면 강아지에게서 벌레가 싫어하는 페로몬이 나와서 집안에서 벌레가 사라지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인내심과 배려심 있는 아이로 키우기
반려동물과 아이가 함께 자라면 아이들의 인내심이 길러진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반려동물을 자기 동생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배려심이 몸에 배어서 화를 잘 내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사람의 정서를 강아지가 굉장히 순화시켜 주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까지도 불어넣어 주는 장점이 있다.
강아지를 처음 만질 때는 주먹 쥔 자세로
일반적으로 강아지를 만질 때 손을 펴서 손바닥을 하늘로 한 채로 만지려고 한다. 하지만 손을 펴고 있으면 강아지가 물기 쉬운 자세가 된다. 아이가 강아지와 처음 접촉할 때는 주먹을 쥐고 입 쪽으로 갖다 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혹시 물리더라도 심하게 물리지 않는다.
잦은 접촉이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
강아지에 물린 경험이 있는 아이는 강아지를 피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에는 아이와 강아지가 자주 접촉하게 한 후 강아지가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주어 아이를 안심시키고 강아지와 친해지게 해야 한다. 학교 친구와 심하게 싸워도 친구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는 이유는 그 다음날 친구를 계속 만나기 때문이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아이와 키우기 좋은 품종은 시츄
허주용 원장은 아기 있는 집에 기르기 좋은 품종으로 시츄를 추천했다. 시츄는 집에 들어오는 사람을 모두 반길 정도로 성격이 좋고, 잘 물지도 않고 짖는 소리도 크지 않아서 아이와 함께 키우기에 좋다.
제주도에 사는 배우 방중현 씨는 10년째 반려동물 레니를 키우고 있으며 지금은 3살이 된 딸 채영이를 낳은 이후에도 가장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다.
채영이는 레니를 마치 친동생처럼 챙기는데 어린이집에 가기 전이나 다녀온 후에 말을 건네는 것은 물론, 뭔가 먹을 게 있으면 꼭 레니를 찾는다고 한다.
방중현 씨는 흔히들 부모들이 걱정하는 개털로 인한 문제도 아이에게 해를 주지는 않는다고 조언했다. 알러지나 아토피와 같은 질병은 동물이 아니라 도시의 매연과 오염이 만들어낸 병이기 때문이라는 것.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면서 주의할 점은 기본적인 위생 상태 관리. 외출하고 나서 손발을 씻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강아지보다 아이가 서열이 위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 앞에서 배를 보이도록 하면 된다. 그리고 부모가 강아지에게 동물 대하듯이 하면 아이도 똑같이 따라하기 때문에 부모가 반려동물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방중현 씨는 "부모가 동물을 잘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가 자라면서 동물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존경심까지 생기게 됩니다. 요즘 아이들은 동물이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많죠. 비행기나 로봇, 스마트폰 때문에 아이들만의 순수한 표정을 잃어버린 아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정서적 결핍은 부모와의 대화, 그리고 동물과의 유대 속에서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채영이를 보면서 방중현 씨는 "학원이나 진로 고민보다는 동물과 곤충, 자연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주는 일이 부모의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가 감정이 풍부하고 순수한 아이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반려동물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키즈맘 노유진 인턴 기자 bjyanche8.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