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중 4명은 연애, 결혼과 출산 중 ‘한가지 이상 포기한 것이 있다’고 답했다.
취업난에서 비롯된 삶의 어려움으로 연애,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들을 일컫는 신조어인 '삼포세대'가 최근에는 고용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직장인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페어(대표 김상용)가 4월 중 2주간에 걸쳐 직장인 1389명을 대상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 결혼, 출산 세가지 중 포기한 것’에 대한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1.8%가 ‘한 가지 이상 포기한 것이 있다’고 조사됐다.
‘연애, 결혼, 출산 중 한가지를 포기했다'라고 답한 응답자에게 이유를 묻자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4.3%)가 가장 많았으며 ‘저축해 놓은 돈이 없어서’(26.1%)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 ‘연봉이 너무 적어서’(11.9%)와 ‘취업이 늦어져서’(9.6%) 등의 경제적 빈곤 상황이 직장인의 결혼 등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결혼지연 현상에 원인을 제공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자가 남자보다 10%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란 응답이 39.3%를 보인 반면에 여자는 49.4%를 기록했다. 이들이 삼포세대가 되도록 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남자에겐 ‘연봉이 너무 적어서’(15.9%)가, 여자에겐 ‘취업이 늦어져서’(11.3%)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가운데 2/3에 가까운 직장인들이 ‘결혼은 선택’(63.5%)이라고 답했으며 특히 여자의 경우 75.5%로 높게 나타나 청년층의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결혼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는 ‘가사ㆍ육아 부담’(46.2%)이 가장 많았고, ‘주택마련 부담’(25.5%)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독신의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 결혼을 꺼린다는 의견도 18.0%를 차지했다.
성별 분포에서는 여자 응답자들의 ‘가사ㆍ육아 부담’이 48.5%로 높게 나타났고, 남자의 경우 ‘주택마련 부담’이 33.8%로 여자보다 두 배 이상 높게 조사됐다.
하지만, 이러한 결혼 지연 요인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은 ‘심리적 안정’(43.6%)을 이유로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로 ‘삶의 만족도 향상’(23.9%)과 ‘애정 때문에’(14.3%)가 각각 뒤를 이었으며 ‘경제적 안정’은 9.4%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삶의 만족도 향상’에선 거의 비슷했으나 ‘심리적 안정’에 대해 여자 응답자(49.0%)가 남자(38.3%)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아 결혼의 ‘심리적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며, ‘경제적 안정’에 대한 욕구는 남자(13.4%)가 여자(5.4%)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다음으로 ‘내가 꿈 꾸고 있는 결혼의 로망’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일과 후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56.8%)라고 답해 가장 많았고 ‘주말에 가족과 외식, 나들이’(28.3%)가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에서는 성별 차이를 보였는데, 남자의 경우 10명중 한 명이 ‘아이를 키우며 재롱 보는 것’(10.1%)을 결혼의 로망으로 여기는 반면에, 여자는 ‘출퇴근 시 애정 표현’(9.2%)에 대한 로망이 남자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결혼을 고려한 배우자의 생활태도나 성격유형’에 대해 남녀 직장인 공히 ‘책임감’을 가장 큰 덕목으로 꼽았는데, 남자보다는 여자(47.7%)가 15%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성실성’(28.9%)을 더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의 결과는 95%의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5% 포인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장후석 연구위원은 이번 설문결과에 대해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 출산,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40%가 넘으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삼포세대들이 앞으로도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결혼 등을 포기하겠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