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인이 똑똑한 이유로 젓가락의 사용을 꼽곤 한다. 젓가락으로 동그란 콩을 집을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인의 손가락의 움직임은 매우 정교하다. 실제로 뇌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손을 관할하는 부위다보니 손가락을 많이 움직일수록 두뇌는 자극을 받아 발달한다. 따라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손과 팔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놀이를 통해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하자. 정교한 손놀림은 아이에게 고난이도의 발달 과제. 아이들은 만 3세가 되어야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맞댈 수 있다. 그때까지는 손을 쥐고 검지와 중지만 펼치려 해도 다른 손가락까지 조금씩 펴진다. 따라서 놀이를 통해 꾸준히 소근육을 자극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그리기와 만들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소근육 놀이 중 하나다. 무엇을 만들지 미리 결정하고,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게 하고 손과 손가락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다보면 소근육 발달은 물론 창의력 및 표현력이 함께 발달하며 복합적인 뇌 훈련이 가능해진다.
요즘은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지만, 좌뇌가 언어를 담당하기 때문에 글쓰기만큼은 오른손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좌뇌는 말하기, 쓰기, 셈하기, 논리성, 분석력, 추리력, 이해력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오른손은 좌뇌를, 왼손은 우뇌를 자극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상식. 우뇌를 자극하는 왼손의 사용도 중요하지만 뇌는 사물의 이미지를 분석할 뿐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력, 표현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양손을 골고루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손가락의 움직임이 정교해지고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고 낙서를 시작하면 아이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 나타나게 된다. 이는 좌·우 뇌의 기능 분할이 이루어지는 만 3세경에는 아이마다 움직임이 편하게 느껴지는 손이 결정된다. 즉, 아이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 이 무렵에 확실히 알 수 있는데, 물건을 어느 손으로 잡을지는 아이가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자. 글쓰기를 오른손으로 한다면 가위질은 왼손을 사용하는 등 양손을 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
두뇌 발달을 돕는 손가락 놀이
유아기의 소근육 발달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정교할수록 더욱 많은 놀이에 동참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갓난아기부터 꾸준한 소근육 자극이 필요하다. 신생아기에는 대부분 항상 손을 꼭 쥐고 있는데, 아이가 손을 펴고 있다면 엄마가 아이의 손을 감싸듯 오므려주도록 한다. 이때 아이의 엄지손가락은 바깥으로 빼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주먹을 쥐었으면 다시 손을 펴주며 아이가 자신의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할 수 있게 연습시킨다. 무언가를 손에 쥐기 시작했다면 크레파스를 이용해 낙서를 하게 한다. 소근육이 약한 아이들의 낙서는 선이 희미하고 모양이 불규칙적인데, 엄마가 아이의 손을 가볍게 쥐고 다양한 그림 그리기 연습을 하면 소근육 발달에 효과적이다.
돌 무렵이 되면 블록 놀이가 가능해지는데, 블록 쌓기는 고도의 소근육 발달을 요구할 뿐 아니라 창의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최고의 놀이다. 처음에는 나무 블록 쌓기부터 시작해, 플라스틱 블록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어나가도록 한다.
두 돌 무렵이 되면 찰흙놀이와 신문지 찢기와 같은 좀더 정교한 놀이가 가능해지는데, 이런 활동들이 익숙해지면 종이접기를 비롯해 손의 모양을 재빠르게 바꾸는 가위바위보 놀이, 에디슨 젓가락을 이용해 젓가락 사용법 익히기, 옷을 직접 입고 벗으며 단추를 끼웠다 빼는 연습을 통해 소근육 발달을 자극해주도록 한다.
이서연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