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은 무색부터 황갈색까지 다양한 색깔을 띤다. 건강한 아이들의 소변 색은 엷은 황색에서 짙은 황색을 띠는데 이런 차이는 소변의 농도에 따라 다르다. 탈수 증상이 있거나 몸에서 열이 나고 수분이 부족해지면 소변이 농축되기 쉽다. 아이마다 개인차는 있지만 소변의 양으로도 아이의 건강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소변량이 적은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소변의 양이 많다면 수분 섭취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당뇨병이나 비정상적으로 다량의 소변을 배설하는 요붕증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아이가 소변보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꺼리는 것도 건강 이상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 아이가 소변을 볼 때 움찔거리거나 심하게 몸서리를 치고 울음을 터뜨린다면 비뇨기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특별히 열이 나지 않더라도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을 것. 겉보기에 이상이 없는데도 요로 감염이나 다른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아이가 돌쯤 되었을 때 소변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분홍색, 적색류 아이 소변에 선명한 붉은 피가 섞여 나온다면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방광과 요도를 거쳐 배설되는 과정 중 어딘가에서 피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비뇨 생식기 계통의 요로감염이나 요로결석에 걸린 경우다. 신생아는 대장균이나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방광염에 걸렸을 때 붉은 소변을 본다. 그러니 소변을 본 기저귀에 피가 섞여 있을 때는 바로 소아 청소년과를 찾아 진찰을 받을 것. 정확한 진단을 위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신생아가 분홍색 소변을 보는 경우는 소변이 많이 농축됐다는 의미일 뿐 혈뇨와는 상관없다. 소변 속의 요산이란 물질이 결정화되면서 분홍빛을 띠기 때문이다. 이는 콩팥의 기능이 미숙해서 생기는 일시적 현상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단, 분홍빛 소변을 하루에 4번 이상 본다면 그냥 지나쳐도 되지만, 소변보는 횟수가 그 이하이고 이런 현상이 너무 오래 지속된다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암황색, 갈색류
대부분 수분이 농축되어 생기는 현상. 체내에 수분이 적거나 발열, 설사, 구토 등으로 오줌의 농도가 진해지면서 색이 짙어진 경우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비타민제를 먹이는 경우에는 소변이 노랗게 나오기도 한다. 이때는 물을 많이 먹여 수분을 보충하고 충분히 쉬게 하면 소변 색이 금세 맑아진다. 물을 많이 먹였는데도 소변 색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진찰을 받아볼 것. 소변 색이 암갈색인 경우는 간염으로 인한 황달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줌 색이 아주 엷고 피부와 눈동자가 황색을 띠고 있다면 가능성이 더욱 크다.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 을소변 냄새가 고약할 수 있다. 하지만 요로감염 증세 역시 소변 냄새가 고약하므로 소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하얀 침전물
오줌 눈 곳의 온도가 낮으면 오줌에 섞인 탄산염이나 인산염 성분이 빠져나오면서 뿌연 침전물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하지만 요로감염 등 질병에 의해서도 하얀 침전물이 섞여 나올 수 있는 만큼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소변이 거품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경우도 있다. 건강한 아이의 소변은 거품이 많지 않고 소변을 볼 때 순간적으로 거품이 일지만 곧 사라진다. 소변에 거품이 일면 신장 질환을 의심하기도 하는데 단 한 번의 거품뇨를 가지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신장에 이상이 없어도 간혹 소량의 단백뇨가 나올 수 있다.
이서연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