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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4살 바른 글씨 쓰기
입력 2015-03-04 10:04:58 수정 2015-03-04 10: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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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연필을 쥐기 전에 컴퓨터와 스마트 폰에 익숙해지는 ‘디지털 베이비’들이다. ‘ㄱ’자 쓸 줄은 몰라도 포털 사이트 아이디를 외워 자판을 치는 아이의 모습은 엄마들에겐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아이들이 자라면 종이공책 대신 테블릿 PC에 필기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이런 환경때문일까. 유독 요즘 아이들은 악필이 많다. 아이들이 손 글씨로 적어내린 글은 한눈에 봐선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아직 연필을 잡는 법이 익숙하지 않거나 급한 성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고학년은 다르다. 연필을 잡은 시간이 제법 됨에도 불구하고 악필인 것이다. 이런 아이들 대부분은 디지털 시대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손 글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은 ‘디지털 악필’들이다. 일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태평하다. ‘앞으로 컴퓨터로 문서작업을 할 텐데 글씨 좀 못 쓰면 어떠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악필’이어도 정말 괜찮을까.

불과 몇 달 전, 고등학교 3학년 입시생들이 대거 글씨교정학원으로 몰리는 일이 있었다. 대학에서 치르는 논술 때문이었다. 예쁜 글씨가 채점 기준이 아니긴 하나 못 쓴 글씨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염려된 마음에 부랴부랴 교정을 받으려고 한 것이다.

글씨교정을 받으려고 학원 문을 두드린 사람들은 또 있다. 국가고시를 치르거나 언론사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생들도 꽤 많다. 이들은 모두 손으로 쓰는 시험을 앞둔 이들이다. 언론고시 3회 패스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방송인 전현무씨는 한 케이블 TV에서 비결로 예쁜 글씨를 꼽은 적이 있다. 면접관은 1천 개가량의 시험지를 짧은 시간 안에 다 봐야 하는데 필체가 엉망이면 일단 읽기 싫어진다며 시험지에 적는 내용이 엉망일지라도 깨끗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글씨가 심하게 나쁠 경우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성격이 급하다거나 자기 관리가 부족하다는 등 글씨만으로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악필인 입시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은 공부만 하기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바른 글씨 연습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아이들의 경우 어릴 때부터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을 많이 연습해야 한다. 앞선 사례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 인성과 지능발달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한 곳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바른 글씨를 적는 연습을 하면 집중력을 강화시키는데 좋다.

바른 글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일 먼저 움직인 곳이 있다. 바로 교육 현장의 최전선인 학교다. 서귀포시교육청은 재작년 1학년 바른 글씨 자료를 발간한 데 이어 지난 해 2학년용 ‘예쁜 마음, 바른 글씨’를 개발해 도내 모든 초등학교에 보급했다. 바른 글씨 쓰기가 아이들의 곧은 자세와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가짐 등 올바른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 외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초등학교들이 교내 경필대회를 개최하는 등 교육계 현장에서 아이들의 바른 글씨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처음 연필을 잡는 것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다. 아이가 몇 살 때 연필을 쥐고 글씨를 적는 것이 좋은지 전문가들마다 조금씩 견해를 달리한다. 성별의 차이뿐 아니라 개인차에 따라 소근육 발달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쓸 때 손을 사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근육들이 움직인다. 어깨, 손목, 손등, 손가락 등 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것이다.

3세 이전에는 연필 쥐는 것조차 버겁지만 그 이후에는 쓰기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오랜 시간 연필을 쥘 만큼 근력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글씨 연습은 힘들다. 4세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바르게 연필을 잡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에 연필을 올바르게 쥐는 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 정도가 다소 느릴 경우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개월 수나 나이에 맞추기 보단 아이의 소근육 발달에 따라 첫 연필 잡기를 시도해보는 편이 좋다.

올바른 집필법의 기본
1 엄지와 검지로 연필의 3~4cm 되는 곳을 가볍게 쥔다.
2 중지의 첫 번째 마디로 연필의 아랫부분을 살며시 받쳐준다.
3 주먹은 달걀을 쥐는 듯한 정도의 공간을 유지한다.
4 연필 쥔 손을 새끼손가락이 바닥에 닿도록 가볍게 지면 위에 놓는다.
5 손가락과 손목, 손 전체를 모두 이용해 글씨를 쓰도록 한다

강은진 객원기자
도움말 - 참바른 글씨 유성영 대표
입력 2015-03-04 10:04:58 수정 2015-03-04 10: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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