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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방 빌려쓰는 시대…심지어 남편도 대행?
입력 2015-03-04 09:22:59 수정 2015-03-04 09: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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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가방을 대여할 수 있는 '명품 소셜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가방 공유 커뮤니티인 '코럭스'는 상품의 '소비'가 아닌 '공유'라는 시장 원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욕심은 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고민인 여성들을 공략해 회원들이 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것이다. 소유하지 않고도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협동 소비 또는 협력적 소비의 개념이다.

명품 가방을 제공한 회원은 일주일에 2~3만으로 1~2백만원 대의 명품가방을 대여할 수 있다. 대여비가 하루 커피 한잔 값인 셈이다. 명품 가방을 제공하지 않은 회원이 빌려 갈 시 가방 소유주는 별도의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이 서비스는 직장인과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창업 아이템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러한 신개념 소비트렌드 '렌탈리즘'은 가정의 영역에까지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배우자 역할을 대신 해 주는 이른 바 '남편 대행 서비스'가 생겨난 것이다.

이 서비스의 이용자는 싱글맘과 30~40대 미스 골드들이 주를 이룬다.

싱글맘 A씨는 대청소 시 부족한 일손을 두고 고민하다가 '시급남편'이라는 서비스를 알게 됐다. 가구 배치 등 많은 힘을 요하는 작업을 할 때는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출장비를 포함해 두 시간 정도 남편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지불하는 돈은 12만원 정도. 그녀는 냉장고나 쇼파 등 무거운 집안 물건을 손쉽게 옮길 수 있다며 만족해하는 평을 내 놨다. "남자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싱글맘들은 이사나 소풍, 동참 모임 등 시간당 1만 5000원에서 2만원 정도의 대여료를 지불하고 남편 대행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 골드들의 입장도 비슷하다. 가족과 동료들로부터 결혼 압박에 시달리다 선택하는 것이 맞선이나 상견례 자리에 대신 참석해 줄 남성을 찾는 것이다.

이처럼 상품을 넘어 가족까지 빌려주는 오늘날의 행태는 급속도로 진행된 '가족 해체'가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가족 해체의 대표적인 유형인 이혼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33만 쌍이 결혼을 했고 3분의 1에 해당하는 11만 쌍이 이혼을 했다. 2011년에 비해 0.7%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가족 해체 현상과 전통적 가족 규범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대행 서비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 시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편 대행업체를 찾는 여성들의 입장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이용하는 것과 타인의 차별적 대우 때문에 이용하는 것은 명확하게 구별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주희 인턴 기자 bjyanche8.com
입력 2015-03-04 09:22:59 수정 2015-03-04 09:45:36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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