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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해외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국악을 배워라?
입력 2015-02-24 17:21:59 수정 2015-02-24 17: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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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A씨는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의 조기 유학을 준비하며 주변에 이런저런 조언을 구하게 됐다. 그런데 해외 경험이 있는 지인들일수록 ‘국악기 하나 정도는 배우고 떠나라’고 공통되게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외국은 특별활동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 진학 시에도 꼭 필요한 스펙 중 하나가 악기 연주활동이다. 그런데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서양 악기를 웬만치 다뤄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도, 차별화된 경쟁력도 될 수 없지만 국악기는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노력대비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주부 A씨는 직접 근처 국악학원에 상담을 받으러 가보니 지인들의 조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국악이었건만 학원은 성업 중이었다. 그 중에서도 해외 유학이나 체류 등을 목적으로 국악기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이 상당수 있었다. 주부 A씨는 자신의 딸에게도 국악기 하나 정도는 가르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하지만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리고 정말 지인들의 말처럼 해외 유학에 도움이 될지도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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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 전송배 회장은 "해외 체류를 준비하며 자녀에게 국악기를 가르치는 부모들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에는 한국을 알린다는 민간 외교 차원이었다면, 요즘은 보다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펙으로서 준비한다는 것이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해외유학을 위한 스펙 쌓기로 국악을 선택하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1인 1악기, 1종목’ 활동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해외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의 경우 준비가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시간과 노력 대비 효과가 좋다면 국악 스펙을 쌓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된다.

그렇다면 국악은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유·아동 시기 국악교육은 크게 학교 수업과 사설 교육기관으로 나눌 수 있다. 유치원 시기부터 초등학교까지 정규 음악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국악 파트를 통해 소고나 단소, 사물놀이 등을 접해볼 수 있다. 좀 더 심화된 악기 수업은 방과후수업에서 이루어진다. 사설 교육기관은 교육청 인가를 받은 학원과 교습소, 평생교육원 등과 인가를 받지 않은 개인 국악원이 있다. 하지만 교육청 인가 여부가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불신할 필요는 없다. 대개 인간문화재나 그에 상응하는 국악인들은 인가 없이 개인 레슨으로 지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취미가 아닌 전문 국악인이 되고자 한다면 개인 국악원이 더 낫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악기는 가야금과 해금, 소금 등이다. 특히 소금 같은 경우는 대금보다 작은 사이즈의 악기이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의 신체와도 잘 맞을 뿐 아니라 음색도 아름답고 서정적이어서 인기가 높다. 대금 같은 경우는 손가락 길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는 돼야 한다. 전송배 회장은 ‘우리나라의 국악기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개량되지 않고 고유의 모습을 지켜오고 있다’고 밝히며, ‘이는 매우 자랑스러우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악기는 모두 어른 악기라 유아나 아동들이 쉽게 배우긴 다소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한계를 아쉬워했다. 현재 콘테츠개발진흥원에서 교육용으로 개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색과 음량은 전통음악소리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유·아동 아이들이 연주하기 편하게 사이즈를 조절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국악의 실제 교육효과는 무엇일까. 전송배 회장은 ‘한국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것이 교육부의 국악 교육 목표’라고 말하며, ‘우리 민족은 언어와 마찬가지로 서양음악에 노출되기 전부터 우리 장단으로 된 우리 가락을 받아들일 수 있는 민족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특별한 음악이라고 어렵게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놀이로서의 국악’이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라고도 했다. 거부감 없이 유·아동들에게 다양한 주제와 접목시켜 통합교육이 가능해 새로운 창의교육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우리 음악, 국악!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 들일까. 이 질문에 전송배 회장은 2005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국 유·아동 국악교육 실태조사 및 활성화 방안 연구 자료 결과 중 일부를 소개했다. 전국 900개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음악교육 흥미도 부분에서 국악에 더 흥미를 보인다는 답변이 59.5%, 서양음악에 더 흥미를 보인다는 답변이 14.1%, 차이가 없다가 26.4%였다고 한다. 습득도 부문에서도 국악기가 서양악기 27.8%보다 높은 40.5%로 나타나 만족도와 습득도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멀고도 가까운 음악이 바로 국악이다. 전송배 회장은 국악을 접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게 국악이라면서 말이다. 다만 우리가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국악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송배 회장은 ‘그것이 어떤 이유든 국악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 재미있는 국악 뮤지컬 한 편을 보는 것으로도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은진 객원기자
<도움말>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 전송배 회장
입력 2015-02-24 17:21:59 수정 2015-02-24 17:21:59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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