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한밤중에 두세 번은 꼭 깨어 울면 엄마까지 덩달아 밤잠을 설쳐 피로가 쌓이기 때문이다. 초저녁부터 푹 깨지 않고 잘 잔다는 옆집 아이가 마냥 부럽다면 아이가 왜 잠들지 못한지 되돌아볼 것. 기질적으로 예민하여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들은 전체 아이들 중 약 10% 미만일 뿐 나머지 아이들은 엄마의 방식대로 수면 습관에 길들여져 밤잠을 설치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잠투정이 심하다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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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방안의 실내 온도와 습도가 적절한지 체크해보자. 숙면을 위한 침실 온도는 20~25℃, 습도 50~60%로 맞추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기가 감기에 걸릴까봐 아이가 있는 방을 지나치게 따뜻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잠자리가 더우면 아이는 자는 동안 땀을 많이 흘리거나 이불을 심하게 걷어차게 된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옷을 입히되 약간 춥게 재우는 것이 면역력을 위해서도 좋다. 또한 아이가 잠잘 때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를 재우고 집안 일하거나 TV를 보다 보면 아이가 잠든 방에 불빛이 새어 들어가거나 잠을 깨울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함께 자는 것이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가급적 거실 불을 끄고 아이방은 최대한 어둡고 조용하게 만들어준다. 밤잠을 위해서는 낮잠은 적당히 재우는 것이 좋다. 낮잠을 밤잠처럼 푹 재울 경우 밤잠을 설칠 수 있기 때문. 아이가 낮잠을 잘 때 밤이 아니라 낮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약간의 생활 소음을 들려주고 햇빛도 살짝 비춰주는 것이 좋다.
잠투정이 심하다고 매번 안아서 재우는 것도 잘못된 수면 습관 중 하나. 수면교육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잠드는 것이다. 잠들기 적당한 온도와 습도,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잠드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잠들기 전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자장가를 불러주는 등 간단한 잠자리 의식이 끝나면 아이가 잠들 때까지 지켜보거나 아이 혼자 방안에 두고 나오도록 한다. 눈을 말똥말똥 뜨며 놀던 아이도 어두운 환경에서 이내 곧 잠이 들 것이고, 이렇게 수면습관이 길들여진 아이는 한밤중에 눈을 뜨더라도 혼자 잠들곤 한다. 아이가 잠에서 깰 때 엄마의 반응도 중요하다. 잠에서 잠깐 깬 것뿐인데 아이를 안아 달래거나 흔들면 오히려 잠을 완전히 깨울 수 있다. 과학적으로 수면 상태를 살펴보면 깊은 잠과 얕은 잠을 번갈아 자기 때문에 얕은 잠을 잘 때 쉽게 깰 수 있다. 이때 잠에서 깨어 칭얼거린다면 일단 지켜보는 것이 좋다. 칭얼거리며 울던 아이도 잠시 후 울음을 그치고 혼자 잠들 수 있다. 살짝 토닥이는 정도는 괜찮지만 아이의 인기척에 무턱대고 불을 켜 상태를 살펴보거나 안아주는 것은 피하자. 단,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거나 울음의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면 몸이 불편하거나 배가 고픈 상태일 수 있으므로 불편한 요소를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어야 한다.
밤중수유도 아이의 숙면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 엄마와 아이의 숙면을 위해서는 생후 3개월부터 밤중수유를 끊을 준비를 해야 한다. 밤중수유를 끊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수유로 아침까지 배고파서 깨지 않고 푹 잘 수 있도록 우유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어른들이 '아기 뱃고래를 늘려라'라고 말하는 우유양을 잘 늘리면 생후 3~4개월부터는 밤중수유를 끊을 수 있다.
이렇듯 아이의 올바른 수면습관을 위해서는 위의 몇 가지 잠재우기 노하우가 필요하다. 물론 신생아기는 수시로 수유해야 하고 잠의 리듬이 없어 수면습관을 길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기억력이 발달하기 전인 생후 4~6주부터 시작하여 생후 3~4개월 무렵에는 혼자서도 푹 잘 수 있도록 수면습관을 길들일 수 있다. 이미 잘못된 수면습관을 가졌다면 수면 교육을 새로 시작하면 된다. 돌 무렵의 아이들은 잘못된 수면습관을 고치는데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는 수면교육이다. 밤잠을 푹 자야 아이의 컨디션도 좋아진다. 아이의 올바른 수면습관이 엄마와 아이의 건강을 좌우하므로 지금부터라도 끈기를 갖고 수면교육을 시키도록 하자.
이서연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