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른들은 아이가 무슨 스트레스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동생을 보거나 낯선 곳으로 이사를 하는 등 환경 또는 심리적인 변화를 겪게 되면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엄마에게 야단맞은 후, 부모의 부부싸움을 봤을 때, 배변훈련 중일 때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엄마의 육아 방법과 조기 교육 여부에 따라서도 스트레스 지수는 달라진다. 자신의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스트레스 상황을 표현한다. 안 그러던 아이가 손가락을 빨거나 이불에 오줌을 싼다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 특히 말이 서툴고 표현력이 부족한 어린 연령의 아이라면 최근 아이에게 이상 징후는 없는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대표적인 이상 징후는 다음과 같다.
우선 짜증이 부쩍 늘고 울며 보채는 일이 잦다.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면 짜증을 내며 자주 보챈다. 낮 동안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투정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가 이전과 비교해 짜증이 많아졌다면 환경의 변화 또는 스트레스 요인이 무엇인지 체크할 것. 퇴행현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많다. 특히 퇴행현상은 동생을 본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나만 바라보던 엄마가 어린 동생에게 온갖 관심을 쏟으면 자신도 아기처럼 행동하여 엄마의 관심을 얻어내려 퇴행 현상을 보이는 것. 기저귀를 뗀 아이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젖병을 다시 찾는 등 퇴행 행동을 보일 때 야단치기보다 아이에게 더욱 관심을 가질 것. 엄마가 나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퇴행 행동도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또한 본능적으로 젖을 빨던 아이들은 무언가 불안할 경우 손가락을 빤다. 아이가 손가락을 빠는 일이 많아졌다면 무언가에 위로를 받고 싶다는 뜻이다. 손가락을 빠는 동안 심리적 안정을 얻고 있으므로 아이를 달래줄 대처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밖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꾀병을 부리기도 하고 틱 등 이상 신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대부분의 이상 징후들은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만 자연스럽게 회복되므로, 아이를 야단치기보다 ‘왜’ 그러는지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관심을 기울이도록 한다.
엄마의 위로가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제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상 징후를 보일 때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는 해소법도 필요하다. 우선 아이가 짜증을 내며 눈물을 울린다면 실컷 울게 한다. ‘엄마는 네 마음을 다 안다’는 위로의 말과 함께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조용히 토닥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는 아이로 하여금 엄마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느끼게 해줄 뿐 아니라 자기감정을 스스로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평소 아이가 어떤 감정을 갖고 생각하는지 작은 일에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엄마가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의 생각을 지지해준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속 응어리가 자연스럽게 풀리게 마련이다.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실컷 낙서를 하게 하는 것도 좋다. 그림 그리기는 심리상담소에서 심리치료를 위해 실행되는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일 정도로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뛰어나다. 분노에 가득찬 아이들의 그림은 거친 선으로 가득한데, 낙서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 아이들의 그림은 점점 부드럽게 바뀌는 것은 물론 마음도 평온해지게 된다.
아이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엄마의 달라진 자세가 필요하다. 앞서 설명한 거처럼 아이에게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엄마의 위로다. 작은 일에도 칭찬하고 아이를 격려하는 것은 물론 아이를 자주 안아주는 등 다정한 말투와 함께 스킨십을 나누다보면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스트레스도 해소되어 밝고 해맑은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서연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