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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석권하는 유대인 교육법
입력 2015-01-24 09:16:20 수정 2015-01-24 09: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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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서관, 예시바를 아시나요?

유대인의 교육법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입증되었다. 하버드 재학생 중 30% 이상을 유대인이 차지하고 있고, 노벨상 수상자의 25%도 유대인이다. 한국인의 하버드 재학생 비율은 1%가 약간 넘는 수준이다. 유대인들은 미국의 4대 일간지와 주요 방송국을 포함한 언론과 영화, 금융 산업 등을 이끌며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올해 112번째를 맞은 노벨상 시상식에서도 수상자 12명 가운데 6명이 유대인으로 드러나면서 세계는 또 다시 그들의 교육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그들이 이러한 저력을 발휘하게 된 데에는 유대인만의 특별한 교육법이 있었다.

유대인들의 도서관, 예시바


예시바(Yeshivah)는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서관이다. 도서관 좌석에 앉는 사람들이 모두 목소리를 높이며 떠든다. 유대인들이 사는 곳이면 어김없이 존재하는 전통 도서관 예시바에서는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상 위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치열하게 토론을 벌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혼자 조용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과는 달리 유대인들은 이런 관계를 통해 함께 공부한다. 이곳의 책상들은 둘 이상 마주보고 앉도록 놓여 있어서 어느 누구도 혼자 공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예시바는 질문을 매개로 토론과 논쟁의 공부를 중시하는 유대인의 교육 문화를 집약해 놓은 공간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치열하게 논쟁을 벌인다. 지속적으로 파트너를 바꿔가며 토론을 벌이고 나이와 지위도 상관하지 않는다. 유대인들에게 공부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발전시키고 책의 의미를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다. 이들에게 책이란 토론을 위한 매개일 뿐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지식이 아니다. 그들은 관계 속에서 생각을 나누고 소통을 통해 배움을 확장시켜 나간다. 유대인들에게 공부란 상호소통을 의미한다.


十人十色, 타고난 색깔대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유대의 교육 철학은 성적에 따라 줄 세우는 것을 꺼린다. 유대인 문화의 근간이 되는 탈무드에서는 다수의 의견과 소수의 의견이 공존할 때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유대의 속담에는 ‘100명의 유대인이 있다면 100개의 의견이 있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인간에게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자녀들이 각각의 재능과 선천적인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자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부모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배우며, 다른 아이와 똑같은 아이는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기 때문에 배움과 성장에 있어 저마다 다른 양육법을 택한다.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인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만유인력을 밝힌 뉴턴과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 등의 과학자, 골드만 삭스와 리먼 브라더스 등의 금융인, 정신분석학을 개척한 프로이트와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 뉴욕 타임스 창립자 아돌프 오크스, 호밀밭의 파수꾼을 집필한 데이비드 샐린저, 변신의 프란츠 카프카 등의 작가. 밥 딜런, 사이먼 앤 가펑클, 더스틴 호프만, 스티븐 스필버그, 우디 앨런 등이 모두 유대인이다. 부모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녀의 타고난 색깔에 방향과 초점을 맞춘 유대인들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실패와 열등감은 가장 큰 원동력

높아진 위상 때문에 유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지만, 유대인들에게는 오랜 핍박의 역사가 있었다. 유대인으로 태어나 사회가 천대하고 멸시하는 것을 견디지 못해 고민하는 아인슈타인에게 그의 아버지는 ‘억울하거든 공부해라. 네가 훌륭하게 되면, 독일 사람들도 너를 존경할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살아가는 과정에서 실패와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이것을 제대로 극복하려는 노력과 격려만 있으면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어린 아이라 하더라도 승리했을 때보다 실패했을 때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게 된다. 친구와 승부에서 지거나 목표에 실패했을 때 그의 정신 세계는 오히려 성숙하게 된다. ‘골프의 신’이라 불렸던 미국의 전설적인 골퍼 보비 존스는 “나는 이긴 게임에서는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지만, 진 게임에서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유태의 어머니들은 실패한 아이에게 “걱정마라, 아인슈타인도 너만 했을 때는 너보다 못했단다”라며 아이들을 격려하며 기운을 북돋아줬다. 어찌 보면 유대인들은 가장 큰 핸디캡을 지닌 민족이다. 하지만 실패와 열등감을 원동력으로 받아들이는 사고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유대인의 저력은 이렇게 작고 사소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강은진 객원 기자
입력 2015-01-24 09:16:20 수정 2015-01-24 09: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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