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결혼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랑보다 조건을 따지는 요즘 평생 함께 할 사람을 찾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최근 남자는 학력이 낮을수록, 여자는 학력이 높을수록 결혼 할 가능성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혼정보회사 가입 시 남자는 대학원을 나오면 플러스를 여자는 마이너스 점수를 매긴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2014년 현재, 결혼적령기 싱글들이 추구하는 혼인동향 및 배우자 선호도 등에 대해 조사해 봤다.
◆ 男 저학력, 女 고학력 일수록 결혼가능성 떨어져
22일 보건사회연구원은 2001~2008년 노동패널 자료를 통합해 남자(만 26~39세)와 여자(만 24~36세)의 결혼에 연령, 교육, 신장, 부모로부터 독립 여부, 소득, 직업형태(정규직, 비정규직, 무직), 근로시간, 부모학력, 부모주거형태 등의 변수들이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남자들의 경우 고졸 이하의 학력은 결혼할 가능성이 낮게 나타났다. 또 부모와 동거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혼자 사는 집단보다 혼인 이행 확률이 낮았다.
반면 키가 크고 소득이 높을수록, 그리고 고용형태에서는 정규직이 무직과 비정규직보다 결혼 가능성이 컸다.
근로시간이 길지 않은 그룹이 근로시간이 가장 긴 집단보다 혼인 확률이 더 높았다. 하지만 남자의 근로시간이 법정 근로시간 이하면 오히려 결혼 가능성이 가장 낮았다. 이는 직업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부모의 학력이 대졸 이상이고 부모가 자가주택에 주거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은 혼인이행 경향을 보였다. 남자의 결혼에서 부모의 자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자들은 남자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여자는 20대 후반에 혼인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한 고졸 여성이 결혼할 가능성이 가장 컸다. 반면 대학원 이상 여성은 가장 낮은 혼인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고학력 여성이 결혼하기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업형태에서는 정규직 여성이 가장 높은 혼인 이행 가능성을 보였다. 무직 및 비정규직과의 차이가 남성만큼 크지 않아 여성한테도 직업이 중요한 혼인결정 요인이긴 하지만 남성처럼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것으로 풀이됐다.
또한 여성은 근로시간이 짧을수록 결혼할 가능성이 커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여성 집단이 가장 높은 혼인이행 확률을 보였다.
◆ 배우자 직업 선호도 1위 '男 교사, 女 공무원'
미혼 여성이 선호하는 장래 배우자의 이상적인 직업 1위는 공무원, 미혼 남성이 바라는 장래 배우자의 직업 1위는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팀과 함께 20∼30대 미혼남녀 1000명을 분석해 '2013년 이상적 배우자상'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희망하는 배우자의 이상적인 직업은 13.6%가 꼽은 공무원·공사 직원으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반 사무직(8.6%), △금융직(7.8%), △교사(6.8%), △의사(6.7%) 순이었다.
남성이 바라는 신붓감의 직업 1위는 교사(12.9%)였다. 교사는 지난 18년간 조사에서 14차례에 걸쳐 1등 신붓감 직업에 올랐다. △공무원·공사직원(11.8%), △일반 사무직(10.4%), △약사(6.1%), △금융직(5.7%)이 뒤를 이었다.
미혼남녀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남녀 모두 성격(남 37%·여 34.9%)을 꼽았다.
이어 남성은 여성의 외모(19.6%),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21.2%)을 중시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상적인 배우자의 연소득 평균값은 남성 5083만원, 여성 3911만원으로 나타났고, 평균 자산 규모는 남성 2억4613만원, 여성 1억5583만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키즈맘 최지윤 인턴 기자 bjyanche8.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