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사이 혼전임신, 속도위반 결혼과 같이 '혼수'로 아이를 가져 결혼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중들의 생각처럼 임신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불임(N46, N96-97)’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환자가 2008년16만2000명에서 2012년 19만1000명으로 연평균 4.2% 증가했다. 이는 불임으로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임이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일상적인 성생활을 1년 이상 지속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은 여러가지다. 일반적으로 남성, 여성적인 요인으로 나뉜다.
남성적인 요인으로는 유전적 문제, 호르몬 이상이 있다. 또 무고환증, 정계정맥류, 고환염 등 고환 질환을 들 수 있다. 여성적 요인으로는 터너 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문제, 항암치료, 조기난소 및 부전과 같은 난소 기능 저하가 있다. 이외에도 배란 장애, 난관 손상, 자궁경관, 자궁 근종 등이다.
원인 불명의 경우도 있다. 난자의 배란과 정자 기능에 이상이 없으나 수정이 안되는 경우,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요인에 의한 불임등 검사 혹은 수치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요인은 다양하다.
불임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원인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원인이 진단된 경우에는 치료가 분명하게 진행되지만, 원인 불명의 불임도 많게는 20%까지 보고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불임의 기간이 길어지면 배란일 확인, 인공 수정,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의 적극적 치료를 모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최근 남성 불임치료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과거에는 불임을 모두 여성의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사회적 풍조가 있었으나 불임의 원인 제공은 남성인자도 분명히 있는 바, 근래에 남성 인자에 대한 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불임 치료를 받는 남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업무 스트레스, 고령화, 환경 호르몬 등으로 인한 남성인자의 증가를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실제로 남성인자 검사 전 약 10일 정도 금욕 생활을 하고 금연, 금주 후 검사를 하면 과거 정자의 운동이 좋지 않았던 경우도 회복되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임여성(20~49세)의 나이를 고려하여 최근 5년 동안(2008~2012년)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수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35~44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연평균 증가율 16.2%) 했다. 이어 45~49세에서 연평균 12.8% 증가했다.
여성은 35~39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연평균 증가율 10.8%) 했고, 뒤를 이어 40~44세에서 연평균 10.5% 증가했다.
2012년 기준, 연령별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수는 30~34세 여성이 3,658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35~39세 여성이 1,920명, 25~29세 여성이 1,352명 순으로 나타났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에서 불임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정 교수는 “결혼 시기가 30대 초반 이후로 늦추어지고, 사회적 기반을 잡은 후 본격적으로 임신을 시도하는 시기가 30대 중반으로 늦춰지는 경향이 있다"며 "통상 결혼 후 1~2년은 자연 임신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후 병원을 찾게 되는 시기는 35세 이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정부는 현재 체외수정시술 및 인공수정시술 등 특정치료를 요하는 일정 소득계층 이하의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 일부를 지원하여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www.mw.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보건복지콜센터(129)를 통해 상담 받을 수 있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