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우 난방기구로 온돌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좌식생활이 일반화돼 바닥재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지난 7월부터 PVC 바닥재에 대한 '자율안전확인대상공산품의 안전기준'이 새롭게 제정돼 시행되고 있지만 바닥재 품질에 대한 정보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 가격 대비 품질 우수한 바닥재는?
이에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제품 선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PVC바닥재 가운데 7월26일이후 생산된 8개 제조사의 제품을 분석했다. 해당 제품은 비닐장판 4종, 비닐바닥시트 11종, 비닐바닥타일 12종 등 총 27종이며 인장강도, 인열강도, 충격흡수성, 프탈레이트 가소제 함유량, 표면 코팅 두께 등을 시험·평가했다.
PVC바닥재에 대한 시험은 FITI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의 안전기준'에 따라 실시했다. 이어 PVC바닥재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비닐장판, 비닐바닥시트, 비닐 바닥타일의 두께, 충격흡수성 시험과 비닐장판의 인장강도 및 인열강도 시험을 실시했다.
또한 PVC 바닥재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프탈레이트 가소제(DEHP,DBP, BBP, DINP, DIDP, DNOP) 함유량 및 표면 코팅 두께도 측정했다.
특히 이번 테스트에서는 현재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의 안전기준에서 규제하고 있는 DEHP, DBP, BBP뿐만 아니라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는 추가로 규제하고 있는 DINP, DIDP, DNOP의 검출량도 시험해 눈길을 끌었다.
가격·품질비교평가 결과, 비닐장판의 경우 진양화학의 '황토펫트'가 가격 대비 품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황토펫트(14,204원)는 프탈레이트 가소제 검출량 및 표면 코팅 두께가 안전기준이내로 나타나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이외에도 KCC '숲 그린'(21,264원)과 '숲 황토정'(46,517원), LG 하우시스 '뉴청맥'(24,870원), '자연애'(39,597원), '소리잠'(77,387원) 등이 기준에 적합했다.
비닐바닥타일의 경우 비온돌용 제품 중에서는 녹수'프로마스타'와 LG하우시스의 '보타닉우드'(28,918원)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 제대로 된 PVC 바닥재 고르는 방법은?
조사대상제품 27종 중 8종이 인열강도 및 표면 코팅 두께 측면에서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의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닐장판 중 KCC '숲펫트'의 길이방향 인열강도는 141.9N/㎝, 한화 L&C '황토펫트‘의 길이방향 인열강도는 162.1N/㎝로 기준치(196N/㎝) 이하로 나타났다.
비닐바닥시트 중 진양화학 '참숯그린' 및 '마스터그린', KCC '숲황토순', 한화 L&C '참숯',·명가프리미엄 '소리지움' 등은 표면 코팅 두께가 안전기준에 미달해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용출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온돌용 바닥재의 경우뜨거운 열에 의해 바닥재의 온도가 높아지면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용출될 우려가 있어 표면을 반드시 일정 두께 이상 코팅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는 "동일한 두께의 바닥재라도 충격 흡수 정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들이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직접 바닥재를 선택·구입하지 않고 인테리어 업자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가격 및 품질, 안전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바닥재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충격 흡수도가 높으므로 아동이 있는 가정에서는 소음이나 충격완화를 위해 두꺼운 비닐바닥시트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의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8종 제품의 제조사인 진양화학, 한화 L&C, KCC 3개 업체는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8종에 대해 기술표준원에 관련 사실을 알리고 조치를 건의할 예정이다.
PVC바닥재에 관한 가격·품질 비교 정보는 공정거래위원회 스마트 컨슈머 홈페이지
(www.smartconsumer.go.kr)내 '비교공감'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같은 녹색소비자연대의 조사결과에 대해 KCC측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KCC 측은 PVC 바닥재 제품에 대해 공인시험기관 중 하나인 KTR을 통해서 테스트 및 KC 마크를 취득했으며 모든 기준치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KC인증 테스트를 실시하는 기관들간 동일제품으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기관들간의 결과치에 오차가 상당 부분 발생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조사의뢰한 FITI 테스트에서 코팅층 두께 부적합 결과가 나온 ‘숲 황토순’에 대해서는 품질개선을 실시해, 지난 11월 20일 재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따라서 현재 생산되는 제품은 기준에 적합한 제품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KCC 홍보담당자는 "인열강도 또한 KTR을 통해 지난 5월 측정한 결과 기준치를 만족한 수치(197)를 확보한 상태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품질관리를 해오고 있어 인열강도 부적합 결과는 기관별 측정오차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제품에 대한 정밀 재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미나 / 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