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 그래서 밤잠 못자고 아이를 돌보고, 비싼 전집 책을 사고,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명문대에 보내려고 한다.
나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노후를 포기하고, 심지어 가족의 행복을 담보로 잡혀가면서도 이렇게 사는 것은 아이가 행복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공들여 키운 자식이 어른이 되어도 사는 게 힘들다고 한다. 세상에 나가기가 무섭다고 하고, 힘들고 어려워서 할 수 없는 게 많다고 한다. 더 나은 교육을 하고, 더 많은 정성을 기울여 키워도, 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못할까? 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상처받고 견뎌내지 못할까? 왜 사회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걸까?
EBS '60분 부모'에 출연, 명쾌한 해결책과 쾌도난마 같은 조언으로 엄마들을 열광케 했던 대한민국 대표 엄마 멘토 조선미 박사. 그의 신간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쌤앤파커스)'는 지금껏 부모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했던 잘못된 자녀 양육 행태를 낱낱이 지적하며 아이가 자존감을 높이면서도 사회의 일원으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는 자녀의 ‘영혼교육’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아이의 손과 발, 머리가 되지 마라!”
저자는 과거 권위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부모들이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부모의 권위마저도 제거하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온실 속에 가둬두고 있다고 일관되게 지적해왔다. 지금의 자녀교육이 아이의 ‘욕망’을 채워주기에 급급하고 아이가 마땅히 겪어야 할 긴장과 조금의 불쾌감도 미연에 부모가 제거함으로써 아이가 독립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성적은 부모의 성적’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처럼, 아이의 성적이 부모의 정보와 발품에 따라 결정되고,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부모의 몫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이렇게 부모에게 저당 잡힌 아이들의 성적과 ‘인생에 대한 내공’이 꾸준할 리도 없다.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또한 경쟁이 심한 사회에 더 깊이 발을 내딛을수록 온실 속에 자란 아이들의 적응도는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저자는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울 것을 주문한다. 어릴 때부터 실패를 견디고 일어서는 훈련이 되어 있는 아이는 성장할수록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대인관계, 학업성취도가 높을 뿐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도가 높고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실패내성이 큰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의 목적을 이해하고, 인생의 목표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공부도, 인생도 스스로 설계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라!”
부모 곁을 떠난 아이에게 세상은 모든 것을 주지 않으며, 마술 같은 일들도 일어나지 않는다. 부모 역시 완벽하지 않으며 아이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없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내가 현실을 이해하고 맞추어가는 것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성장하는 아이에게 깨닫게 해야 한다. 실패와 시련을 경험하겠지만 이런 순간을 현명하게 대처해가는 과정을 거치며 아이는 행복을 느끼고 강인해진다. 실패와 좌절에 힘들어도 스스로를 달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 세상에는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도 있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과 좋은 습관을 갖게 된 사람이 결국은 성장하고 행복해진다.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는 공부도, 인생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부모 행동에 관한 20가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애착과 자율성’으로 아이 스스로 판단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과의 사랑과 갈등을 제대로 인식함으로써 원만한 ‘대인관계’를 배우며, 다음으로 시련을 성숙하게 이겨낼 수 있는 ‘좌절내구력’을 높이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어려워도 스스로 함으로써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며, 마지막으로 집단과 힘의 논리를 이해하는 ‘적응력과 유연성’을 갖춰내고 내공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상처는 아이를 쓰러뜨리는 게 아니고 그것을 딛고 넘어섬으로써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보듬을 수 있으며, 결국은 그것을 통해 영혼이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10가지 행동 >
EBS '부모가 달라졌어요' 조선미 아주대 교수가 아이의 ‘영혼’을 성장시킬 수 있는 부모 솔루션 10가지를 제시한다.
1. 싫어도 해야 하고, 하고 싶어도 참아야 할 일이 있음을 가르쳐라.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삶이 화려한 놀이동산이나 TV의 쇼 프로그램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하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일이 있으며, 그것이 현실이다.
2.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기회를 줘라.
열정의 씨앗을 오래 간직하고 싹틔우기 위해서 아이들은 무엇을 할지 스스로 선택하고, 그때의 즐거움을 충분히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활동이 존중받는다는 것을 경험해야 하고, 스스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3. 실수로 인한 고통을 겪게 하라.
실수로 인한 고통은 이런 감정을 또 느끼지 않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학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수준의 심적 고통은 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 실수를 고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TV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했는데 물건의 품질이 생각보다 떨어져 실망했다면 그 사람은 다음부터 쇼핑을 할 때 다른 태도를 보인다.
4. 내 감정과 타인의 감정이 모두 소중함을 가르쳐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사람들과 소통하게끔 해주는 매개이다. 사람들은 서로 소통하면서 살아가고, 발전해나가고, 서로를 행복하게 해준다. 소통은 상대방의 표정을 읽고, 어조를 느끼고, 행동을 보면서 감정을 알아차리고, 거기에 대한 내 감정을 인지하고, 행동으로 반응하면서 이어져 나간다. 타인의 감정을 읽는 데 뛰어난 사람이 적응력이 뛰어나고 인기가 많다.
5.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고 따르게 하라.
부모는 바람직한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가름해주고, 올바른 가치를 갖도록 가르치며, 결국 이 사회의 일원이 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갖출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아이는 그런 부모에게 순응하면서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 자기통제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부모의 권위를 수용하는 아이들은 선생님의 권위 역시 어려움 없이 수용하며, 수업시간에도 좋은 자세로 집중을 잘한다.
6. 자유와 자율을 줄 때 똑같은 분량의 의무와 책임을 줘라.
자율성은 아이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을 때 비로소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자유와 선택은 무모함이나 방종의 다른 이름인 경우가 많다. 아이나 청소년이 가질 수 있는 자유와 자율적인 선택은 이들 스스로 질 수 있는 책임의 범위 내에서 허용되어야 한다.
7. 우수한 결과가 아니라 스스로 하려는 태도를 칭찬하라.
아이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칭찬은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다. “똑똑하구나. 머리가 좋구나.”와 같은 칭찬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놀고 싶었을 텐데, 좋아하는 만화도 안 보며 열심히 공부했구나.”와 같이 무엇인가를 성취하기까지 노력한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부모가 과정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아이가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인정해주면 아이는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의 사고를 하게 된다.
8.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끼게 하라.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좌절과 불편을 겪어야 한다. 그로 인해 마음이 상해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말아야겠다는 결의에 도달해야 한다. 시시콜콜한 설명은 그만 두고, 이런 행동 때문에 이런 결과가 온 것이라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숙제를 제 시간에 마치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면 숙제를 마칠 때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하게 하거나 다음 날 학교에서 벌서는 것을 감수하도록 해야 한다.
9. 아이의 머리, 손발이 되지 마라.
스스로 방법을 찾아보고, 찾아낸 방법들을 비교해 더 나은 것을 선택하고,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해 미리 준비하는 판단과 사고활동을 해야만 무언가에 도달할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의 삶을 유능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손과 발, 머리를 쓰는 데 능숙해야 한다.
10. 세상의 규칙은 집과 다름을 가르쳐라.
학교 일등도 사회에서는 맨 아래에서 시작한다. 세상에 나간 아이들은 이제부터 스스로 노력하고 성과를 내서 성취 지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귀한 삼대독자라거나 노래를 잘해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는 것은 직장에서 별 의미가 없다. 그저 몇 기 신입사원 중 하나이고,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으면서 퇴근시간은 꼬박꼬박 지켜 눈총을 받는 눈치 없는 직원일 뿐이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