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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석 교수의 '두뇌창고를 넓혀라'] (10) 부모의 말투부터 변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4-05-13 18:12:48 수정 2014-05-13 18: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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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감정코칭을 이야기하면서 코칭을 설명하지 않아 궁금해 하는 분이 있는 모양이다. 코칭하면 배구코치, 골프코치, 수영코치 등 너무 자주 등장해 혼란스럽다. 더구나 상담(카운슬링), 컨설팅, 멘토링도 함께 등장하므로 그게 그거 같아 자칫 잘 아는 용어로 오해될 소지가 많다.

가령 개과의 동물들, 개는 물론 늑대, 이리. 승냥이를 볼 때 모두가 외양이 비슷해 그놈이 그놈이고 도대체 어느 놈이 이리이고, 어느 놈이 늑대인지를 우리네는 구분하기 어려운 바나 비슷하다. 코칭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코칭은 대체로 티칭에 가깝다. 선배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스포츠 기술이나 요령을 가르치는 행위이다. 한편 컨설팅은 대체로 전문가가 문제 해결의 방안이나 상황의 해법을 제시하는 수법이다.

흔히 상담이라 하기도 하고 영어 그대로 쓰이는 카운슬링은 코칭과 가장 유사하나 그 지향이 다르다. 카운슬링은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을 치유하는 역할로 과거지향적인 반면, 코칭은 주로 문제가 없는 정상인의 업그레이드를 다루며 미래지향적이어서 확 다르다. 애완동물인 개만 하더라도 치와와와 썰매를 끄는 개인 시베리안 허스키가 확 다른 것과 대조하면 엉뚱할까.

물론 피상담자의 과거 문제를 치유해 행복한 미래를 겨냥할 때는 비슷하나 접근이 다르다는 말이다. 예컨대 물고기를 잡을 때는 낚시나 그물을 쓰지만 야생동물을 잡을 때는 낚시 대신 덫을, 그물 대신 올가미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많이 쓰이는 멘토링과는 어떨까? 멘토링은 전문가나 선배가 초보자나 신참 또는 후배를 잘 지도하는 기법이다. 어디까지나 고객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이 열등한 사람을 잘 이끌려는 수단이다. 그러기에 자칫 멘토는 멘티에 대해 우월감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이에 반해 코치는 동반하는 파트너로 가능한 한 수평적 관계를 견지한다. 고객을 잘 인도한다는 의미에서 얼핏 멘토의 역할과 흡사하지만 코치는 결코 우월함을 드러내려 들지 않는 게 특징이다.

요컨대 코치는 절대로 가르치려 하거나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본인 스스로 깨우치도록 돕는다. 그러므로 깨우침, 바로 자각을 돕는 게 목표다. 어떤 문제나 궁경에 부딛쳐 “너! 내말 들어라! 아무려면 내가 경험도 많고 선배라 이런 일을 잘 안다” 라는 전제하에 인도한다면 멘토의 역할이다.

코치라면 “그래, 얼마나 힘드니?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라고 말하면 선택권을 고객에게 준다. 비록 해법을 알고 있더라도 코치는 암시를 줄지언정 여간해 알려주지 않는다. 끝까지 고객이 깨달을 수 있도록 질문이란 도구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본인이 스스로 깨우치지 않으면 실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알기 쉽게 “네 생각은 어때?”라고 질문을 하거나 엄마가 매일 야단만 치니 뛰쳐나와야겠다고 호소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하니? 그래도 친엄마인데, 잘 지내야지”가 아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최선의 길은 무엇일까?” “ 엄마는 왜 너를 야단만 칠까?” “해결하려면 엄마가 변해야 한다구, 만일 안 변한다면 누가 변해야 할까?” 그래도 못 알아듣는다면 “넌 앞으로 못 마땅한 사람들을 만날 때는 모두 상대방이 변해야 한다는 뜻인가?”라고 질문을 통해 생각을 일깨워 상황을 개선, 변화시키려 애쓴다.

엄마는 물론 선생, 직장에선 간부 그리고 CEO 모두 코치형 멘토로 아이를 대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생산성 향상은 물론, 구성원 상호간의 관계도 크게 호전된다. “~하라” 든가 “ 잔말 마라! 이 방법이 가장 좋다”라는 식의 대화나 해법은 수용하기보다는 거부감이 앞서기 쉽다. 대체로 어린아이, 청소년들은 자기 문제에 대해 다 잘 알고 있다. 하물며 직원이나 근로자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심지어 세 살배기 유아도 알건 다 안다. 섣불리 강요해선 반항심만 일고 백전백패다. 아이가 “응, 응”하고 끄덕이게 말해야 한다.

코칭은 바로 이 원리로 고객이 해법을 찾아내도록 깨우쳐주는 역할이다. 비록 아이가 몰라 끙끙대더라도 참고 버티다 “도저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요, 좋은 방법 좀 가르쳐주실래요?”라고 부탁이 올 때야 비로소 “그래? 내 의견을 말해도 괜찮아?” 하고 동의를 구한 후에 답을 주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 청소를 시킬 때에도 “얘! 방 좀 치워라‘” 가 아니라 “방안이 꽤 어질러졌구나! 머리가 혼란스러워 못 견디겠다. 네 의견은?” 이라고 묻는 식으로 던지면 아이가 “그러네요, 제가 치울께요, 아빠!”로 자기 책임을 지며 기분 좋게 움직이기 마련이다.

언젠가 “코칭과 멘토링을 구별해달라” 해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에서 가난한 흑인들을 돕고자 봉사한 두 분, 슈바이처와 이태석 신부를 떠올려봤다. 아마도 “슈바이처 박사가 멘토 역할이라면 이태석 신부는 코치에 가깝지 않을까요” 라고 답했더니 그럴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두 사람 모두 비슷비슷하지만 슈바이처는 시종일관 백인으로서의 우월감을 버리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한사코 우월한 인종으로서 열등하고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흑인들을 잘 지도한다는 프라이드가 지배했다고 한다.

반면 ‘이태석 신부는 전혀 우월하거나 내가 너를 가르치고 지도한다’는 냄새를 풍기지 않았으며 흑인 사회 한 가운데 뛰어들어 똑같은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끼면서 환경을 개선, 향상시킴과 동시에 수단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몸을 바쳤다는 게다. 이거야말로 바로 코치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헌석 < 전인코칭연구소장·전 성신여대 교수 >
입력 2014-05-13 18:12:48 수정 2014-05-13 18:12:48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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