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인 딸과 회식중인 사위를 돕기 위해 잠시 집에 와계시던 친정엄마가 "33개월 아이가 열이 나더니 어느 순간 눈이 뒤집히고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안 한다"며 당황해 했기 때문이다.
L씨는 마침 집 근처에 있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집에 가보라 하고 정신 없이 집으로 향했다.
30분후 집에 도착해보니 남편은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아이가 18개월 때 한번 열성경련 하는걸 지켜본 적이 있었던 남편은 그나마 침착하게 아이를 돌보고 있었지만 일명 경기라 부르는 열성경련을 처음 목격한 친정엄마는 그때까지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100명중 3~4명이 겪는다는 열성경련이 찾아왔을 때 부모가 당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학교병원 자료에 따르면 열성 경련은 생후 9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가 발열을 동반한 경련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뇌수막염, 뇌염과 같은 중추신경계의 감염에 의해 경련이 유발되었거나 평소에 경련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것은 열성 경련이라고 하지 않는다.
흔히들 어른들이 열성경련을 일으키는 아이가 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경련은 열성 질환 초기의 열이 갑자기 오르는 시기에 잘 일어나며 대개 전신형 발작으로 의식이 없어지면서 전신이 뻣뻣해지고(전신강직) 떨게 된다(전신간대). 발작은 대개 수분 이내에 멈추게 되고 15분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정의된 연령 범위를 벗어나 발생하거나, 지속 시간이 15분 이상으로 길거나, 전신 발작이 아니고 부분 발작의 형태를 보이거나, 여러 번 몰아서 열성 경련을 하는 경우 등의 비전형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 및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아이가 열성 경련을 일으켰다고 급히 안고 응급실로 뛰어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급한 마음에 넘어져 아이를 내동댕이 칠 수 있으며 외래나 응급실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경련이 멈춘 상태가 많기 때문이다.
열성 경련으로 인해 나중에 지능 발육지연이나 학습 장애를 초래하지도 않는다. 열성 경련이 자주 재발하게 되더라도 대개 5세를 넘어가면서 없어지게 된다.
아이가 열성 경련을 일으켰을 때는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눕혀놓고 지켜본다. 대부분 15분 이내 멈추며 경련을 멈춘 아이는 죽은 듯이 잠을 자게 된다.
평소 열이 나는 아이는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닦아주지만 열성경련이 일어났을 때는 빨리 열을 식히기 위해 찬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열을 식히기 위해 옷을 벗기고 좌약이나 해열제를 이용하도록 한다.
엄마가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사항이니 이를 명심해야 한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