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을 수록 부드럽고, 입 안 가득 육즙이 퍼진다. 소고기는 이렇게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이다. 또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한 단백질을 갖추고 있어 '기력'이 모자랄 때 즐겨 찾게 된다.
5년 전 광우병 파동이 무색하도록 한국인의 소고기 소비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소를 한 마리를 잡으면 앞다리 부터 우둔, 양지 등 뒷다리 까지 모두 섭취할 수 있다. 우리가 즐겨 먹고 있는 소고기는 과연 안전할까.
채널A '먹거리 X파일' 제작진은 일어 서거나 걷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는 '기립불능소'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일명 '주저앉은 소'라고 불리는 기립불능소는 60여 가지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4가지 경우(부상, 난산, 산욕마비, 급성고창증)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경우에도 식용으로 사용될 수 없도록 조치되어 있다.
그러나 제작진은 지난 해 여름부터 6개월 동안 취재 한 끝에 '기립불능소'가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현장을 포착했다.
제작진은 전국의 농가에서 소를 사들여 도축 후 유통시키는 한 업자를 만났다. 주저앉은 소는 도축장에서 받아주지도 않고 비용도 비싸다는 이유로 불법도축을 하는데, 일반 축사의 흙바닥에서 지저분한 도축 기구들을 사용해 이뤄지고 있었다.
이렇게 불법도축 되는 ‘기립불능소’는 소가 어떤 원인으로 주저앉았는지 알 수 없는데다, 비위생으로 도축되어 2차 감염까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한 수의과대학 교수는“비위생적인 환경에서는 도축을 하면 유해물질이 산재되어 있어 2차적인 재앙, 즉 탄저병이나 브루셀라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제작진이 또 다른 지역에서 만난 한 업자는 불법 도축된 소를 유통시키는 방법에 대해 "정상도축 소고기와 불법도축 소고기를 섞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상적으로 도축된 소에게만 발급되는 도축검사증명서의 사본을 이용해 불법도축 소고기를 정상도축 소고기로 순식간에 둔갑시킨 것.
이렇게 위조된 불법도축 소고기는 각종 식당과 예식장, 뷔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팔려나가고 있었다. 제작진의 조사에 따르면 결국 우리가 먹는 음식 중 일부 기립불능소가 섞여있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기립불능소의 충격적인 도축 현장은 22일 11시 '먹거리 X파일'에서 방송된다.
한경닷컴 김예랑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