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매출이, 국내 브랜드는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외국 브랜드는 한자리수의 소폭 성장에 그쳤다.
이에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1, 2위를 다투는 빕스와 아웃백의 ‘스테이크 전쟁’이 흥미롭다. 물론 엄밀히 성격을 따지자면 빕스는 샐러드바를 내세운 프리미엄 레스토랑, 아웃백은 정식 명칭 그대로 스테이크 하우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두 회사의 행보는 앞서 말한 자신들의 대외적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빕스가 메인메뉴인 스테이크 강화에 전면적으로 나섰고, 아웃백은 한정 세트메뉴 및 도시락에 주력하고 있다.
스테이크하우스에 스테이크가 없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지난 1997년 우리나라에 설립된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2000년대 초반까지 ‘스테이크’하면 떠오르는 패밀리레스토랑의 대명사였다. 아웃백 TVCF의 캥거루를 흉내 내는 아이들마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간판에 적힌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평이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코리아에 따르면, 아웃백 인기메뉴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정메뉴 스테이크를 제외하고는 2위와 3위 모두 스테이크와는 전혀 무관한 메뉴들이다. 파스타와 애피타이저인 감자튀김이 연 매출 3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웃백 대표메뉴로 자리매김한 것. 1위를 차지한 한정메뉴 스테이크도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의 정체성을 대변하기는 어렵다.
한정 스테이크 메뉴는 ‘부쉬맨 브레드+수프+메인메뉴(스테이크 립, 너비아니 등)+과일에이드+커피’로 구성된 세트메뉴다. 종류도 메뉴구성과 금액에 따라 커플, 패밀리, 파티 등으로 나눠져 있다.
아웃백 관계자는 “2008년부터 업계 최초로 한정메뉴를 도입했다. 한해에 약 4회 정도 한정메뉴가 출시된다”며 “한정메뉴는 항상 전체 매출의 50%를 웃돈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메뉴를 조금 더 저렴하게 구성한 세트메뉴일 때가 아니면, 단품메뉴로는 아웃백 스테이크를 자주 찾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에 반해 빕스는 최근 스테이크를 통해 프리미엄 레스토랑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빕스에 따르면 “스테이크 메뉴 주문률은 전체 고객의 40% 이상”이다. 올해 2월에는 빕스가 밸런타인 데이 및 화이트 데이를 겨냥해 한정판매한 러브 미 텐더 로인 스테이크가 두 달 동안 총 1만 2천세트 판매됐다. 또 마스터셰프 코리아 미션 우승팀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선보인 마스터셰프 등심 스테이크는 출시 첫날에만 2000개 이상, 출시 후 나흘 간 1만5000개가 판매됐다.
이에 빕스는 스테이크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매장 리뉴얼까지 진행하며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기존 매장을 쉐프가 스테이크 굽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오픈키친 매장으로 리뉴얼 했으며, 스테이크 마스터 인증제도라는 자격인증 제도도 도입했다.
메뉴 소개 들여다보면 다른 점 보인다
스테이크 신흥 강자 빕스와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아직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아웃백. 같은 스테이크라도 두 회사의 스타일은 각각 다르다.
아웃백 관계자의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비교적 잘 나가는” 스테이크 종류는 갈릭 립아이와 아웃백 서로인, 그리고 한정메뉴였다가 조인성 스테이크로 큰 인기를 끌자 스테디 메뉴로 편입된 고르곤졸라 립아이라고 한다.
갈릭립아이(2만9900원)는 스테이크 위에 얹어진 형태로 제공되는 아웃백 특선 스테이크 소스와 발사믹 갈릭이 특징이다. 아웃백 서로인(2만4900원)은 매콤한 시즈닝*으로 구워낸다. 고르곤졸라 립아이(3만900원)는 고르곤졸라 치즈버터가 토핑 돼있다. 올 겨울 한정메뉴 스테이크에는 석류소스가 올라간다.
발사믹 갈릭이나 고르곤졸라 치즈버터 토핑 그리고 석류 등 소스나 토핑으로 메뉴를 차별화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즈닝으로만 맛을 낸 스테이크는 아웃백 서로인 정도다.
빕스의 경우 빕스 넘버원 스테이크, 프리미엄 립아이 스테이크, 빕스 갈릭 스테이크가 대표 인기 메뉴다.
빕스 넘버원 스테이크(3만7800원)는 요오드 무첨가 미네랄 소금 및 여러 가지 허브가 배합된 시즈닝으로 맛을 낸다. 프리미엄 립아이 스테이크(4만 6800원)는 스테이크 위에 소스를 얹지 않고 따로 담아서 함께 제공한다. 빕스 갈릭스테이크(3만 5800원)는 후레쉬 로즈마리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로 마리네이드* 했다.
빕스 인기 스테이크들은 소금 등을 사용한 시즈닝이나 오일 마리네이드로 맛을 내는 것 이외에 소스나 토핑은 스테이크 위에 얹지 않는다. “스테이크는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해야 잘 구워진 고기 본연의 육질과 육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정설에 충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는 두 곳 모두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빕스 등 토종브랜드들에 밀려 외국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선전하고 있는 곳이 바로 아웃백이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간판에서는 스테이크하우스라는 명칭이, 메뉴판에서는 한정메뉴를 제외한 스테이크가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시즈닝: 향신료와 허브 등을 첨가해 양념하는 것.
*마리네이드: 고기나 생선을 조리하기 전에 재워두는 액상의 양념.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이승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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