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은 초경을 시작한 12~17세 여학생에게 나타나기 시작하며, 20~30대 여성들은 70%가 매달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여학생들은 그저 집에서 따뜻하게 하고 쉬는 것으로 생리통을 극복하고 있으며,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조차 많지 않다. 성인여성들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프면 아픈 대로 그저 ‘생리’에게 욕을 하며 참고 견딜 뿐.
생리통의 원인과 진통제에 관한 진실을 산부인과 전문의 조예성 원장에게 들어봤다.
Q. 생리통은 누구나 겪지만 개인차가 심하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은 정상통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A. 생리통은 일차성 생리통과 이차성 생리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생리통은 월경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이나 혹은 직전에 통증이 나타나 2~3일 정도 지속되며, 치골 부위 안쪽에서부터 꼬리뼈(요추천추) 부위의 통증이 동반되거나 혹은 앞쪽 허벅지까지 통증 부위가 넓어 질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쥐어짜는 듯 한 느낌이다. 구토나 메스꺼움,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하는 경우도 있는데, 원인은 자궁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되면서 느끼는 고통이다. (산통과 유사한 통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자궁내막 내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생성이 늘어나 자궁수축에 영향을 끼쳐 나타나는 증상으로, 일반적으로 약한 진통제를 복용했을 때 증상이 가라 앉는 정도라면 정상통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생리가 시작하기 1~2주 전부터 통증이 시작돼 월경 출혈이 끝난 후에도 지속된다거나, 일반적으로 일차성 생리통 경감에 효과가 있는 진통제 혹은 복합 피임제를 복용한 후에도 전혀 차도가 없다면, 이차성 생리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차성 생리통은 난소의 낭종, 자궁 내 혹, 자궁구조의 선천적 기형, 이물질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질환이 의심될 경우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이차성 생리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궁내막증이고, 다음으로는 자궁선근증의 경우가 많다. 실제 이차성 생리통을 정상통으로 오인해 진통제에만 의지하다가 차도가 없어 병원에 방문한 환자가 난소나 자궁 내 혹에 의한 이차성 생리통으로 진단 받고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방치된 기간이 긴 경우, 난소나 자궁을 제거하는 큰 수술로 이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심할 시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하다.
Q. 생리통에 먹는 진통제, 내성 때문에 웬만하면 먹지 않고 참아 보는 것이 좋다?
A. 내성은 마약성 진통제나 비마약성 진통제 중 스테로이드성 진통제 등을 장기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다. 상기의 진통제들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복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쉽게 살 수 있는 진통제는 이러한 내성의 위험이 없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는 몇 시간이나 혹은 며칠 이내에 우리 몸의 해독 기관인 간과 콩팥을 통해 분해되어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거나 내분비적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 요즘은 정상적인 호르몬 작용으로 발생하는 생리통에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통증의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고, 일상 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에는 약을 먹지 않고 무작정 버티는 것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일 수 있다.
Q.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라면 모두 효과가 같다?
A. 흔히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생리통 진통제에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타이레놀)과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계열이 있는데, 생리통에 효과가 있는 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계열이다. 흔히 생리통에 일반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통증 경감 효과가 없었다는 환자들을 많이 보는데, 일차성 생리통의 주요 원인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막아주는데 효과가 있는 것은 아세트아미토펜 계열이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일반 타이레놀은 열이 날 때 해열제로는 효과가 좋지만, 생리통의 진경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일반 아세트아미노펜보다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Q. 피임약은 생리통에 효과가 있다?
A. 사실이다. 피임약에 대한 편견이 많지만 이는 생리통과 혈의 양, 생리 주기,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출혈 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이다. 피임약은 피임을 목적으로만 하지 않고,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바로 잡기 위한 목적이나, 혹은 과도한 호르몬 작용으로 일차성 생리통의 정도가 심할 때에도 처방 할 수 있다. 피임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호르몬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추후 불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거나 하는 것은 단점만 잘못된 오해일 가능성이 크다.
Q. 운동이 생리통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A. 물론 자궁수축으로 인해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진 상태를 이완시켜준다는 취지에서 적당한 운동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생리통을 겪는 여성들의 사례를 들어보면, 움직임 자체가 고역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생리 중에 심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무리라고 본다. 가벼운 움직임조차 오히려 초반에는 통증을 가중 시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운동을 무리해서 하기 보다는 본인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세로, 복부를 따뜻하게 찜질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굳이 운동을 하자면 요가와 같은 스트레칭 등이 효과적이다.
Q. 몸에 맞지 않는 생리 용품이 생리통을 더 유발할 수도 있다?
A. 생리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증상을 들어보면, 자궁이 밖으로 빠지는 듯이 아프다는 호소가 많다. 생리통 증상은 개인에 따라 증상과 정도가 상당히 다양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이와 같은 증상이 심한 경우, 여성용품을 고를 때도 되도록 자극이 덜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흔히 생리혈을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쓰이는 고분자흡수체 등의 화학섬유가 아직 많은 생리대에 쓰이고 있으며, 중력방향으로 무리하게 생리혈을 유도할 경우 스스로가 체감하는 위와 같은 형태의 통증이 가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다양한 체외형(패드형)과 체내형(탐폰형) 여성 용품들이 있다. 소비자가 까다로워지는 만큼 좋은 소재로, 편의성도 높인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여성들이 직접 착용하고 피부에 닿는 제품이니 만큼 좋은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고 구매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체외형 생리대의 화학섬유로 인한 피부트러블로 고생하는 경우라면, 좋은 소재로 만들어진 체내형 생리대(탐폰류)를 사용하는 것도 트러블을 완화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이승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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