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동산경매사이트 부동산태인이 올해 전국 경매장에 나온 아파트 중 매매시세(KB국민은행 하한가 기준)가 측정된 물건 1만245개를 무작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시세 대비 감정가 비중은 111.2로 집계됐다. 이는 경매에 나온 아파트 감정가가 시세 하한가보다 11.2% 높게 책정됐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보면 조사대상 아파트의 시세 총액은 2조8440억4838만원으로 감정가 총액(3조1622억5372만원)보다 3182억534만원 더 적었다. 각 경매 건마다 시세와 감정가 사이에 3100만원의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아파트 경매물건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다. 아파트 값이 한창 오르던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감정가보다 시세가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실제 시세와 감정가 총액을 조사한 결과도 이와 일치한다. 시세 대비 감정가 비중은 2005년 72.7, 2006년 78.4, 2007년 83.4 등으로 7~80선을 유지하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94.9로 급등한 후 2009년 들어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2009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시세 대비 감정가는 2009년 106.3을 찍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는 110.3으로 110선을 넘겼고 2011년에도 110.5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아진 것은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아파트 시세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감정가 산출시점과 매각기일 사이에 3~5개월의 시차가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파트 경매물건의 고가낙찰, 신건낙찰 건수는 줄고 유찰된 물건 수는 늘어나는 등 경매 청구자들의 채권회수 여건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태인이 올해 1~7월 들어 경매장에 나온 전국 아파트 물건 2만7926개를 분석한 결과 고가낙찰건수는 1700개, 신건낙찰건수는 1268개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고가낙찰건(6044개)과 신건낙찰건(4788개)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반대로 올해 1회라도 유찰된 경매물건 수는 1만3275개로 이미 지난해 건수(2만2997개)의 절반을 넘어섰다. 주지하다시피 경매물건이 유찰되면 관할법원이 정한 저감율에 따라 2~30%씩 최저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채권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회수하는 채권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입찰자도 높은 감정가가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유찰되기를 일부러 기다리는 것도 곤혹스럽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낙찰받기도 애매하다. 시세 대비 감정가가 높으면 유찰로 저감되더라도 시세 대비 차액이 적을 수밖에 없어 실익이 적다는 것이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시세 대비 감정가가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낙찰가율이나 신건 및 고가낙찰건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아파트를 낙찰받을 계획이 있다면 시세 정보를 반드시 참고해서 입찰가를 정해야 낙찰받고도 억울한 경우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희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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