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스포츠화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레길, 둘레길 등으로 대변되는 전 국민들의 걷기 열풍이 스포츠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것.
글로벌 브랜드들의 주력은 러닝화이다. 서구인들은 걷기보다는 뛰기를 좋아하기 때문.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까지 만해도 러닝화가 대세였다.
젊은층이나 중년층이나 나이키, 아디다스 제품을 신고 달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
그러나 걷기열풍은 고사 직전에 있던 국내 신발 업체들에 기사회생의 기회를 주었다. 화승의 르까프와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가 수혜의 대상.
걷기 열풍을 타고 이들 브랜드는 수년 새 급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실적이 이를 말해준다. 화승의 지난해 매출은 5904억, LS네트웍스는 4233억원이다. 두 회사의 매출을 합치면 1조원이 넘는다.
▲ 글로벌시장이 우리의 목표
화승은 1953년 동양고무공업으로 출발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브랜드의 OEM 업체로 신발 제조 노하우를 축적해 1980년대 르까프라는 자체브랜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뒤 인건비 상승으로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기도 했다.
2002년 9월 베트남에 설립된 화승비나는 OEM 방식으로 리복, 아디다스 운동화를 한달에 200만 켤레 생산중이다.
국내시장에서는 ‘건강미인’ 김사랑을 모델로 내세워 ‘김사랑 누드화’를 출시, 전세대에 걸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더핏라인’은 기능성 부분을 배제해 가볍게 제작한 것이 특징.
화승 브랜드 PR팀 전승봉 팀장은 “김사랑 누드화 출시를 계기로 2030여성을 비롯한 모든 고객이 다시 한번 힘찬 워킹을 통해 건강하고 자신 있는 몸매 가꾸기에 성공하길 희망한다”며 “르까프는 앞으로도 고객의 건강요구를 정확히 분석하고 연구해 나가면서 신발도 과학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고생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2015년까지 중고생 타깃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대외적으로는 르까프를 앞세워 중국과 인도시장을 공략한다. 화승은 중국과 인도시장에서 2020년까지 2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있다.
▲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LS네트웍스는 1946년 국제고무로 출발했다. 우리나라 신발산업의 원조다.
화승과 마찬가지로 글로벌브랜드의 OEM 업체로 기술력을 쌓은 뒤 1981년 자체브랜드 프로스펙스를 출시했다. 이후 외환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07년 LS네트웍스가 인수, 오늘에 이르렀다.
프로스펙스는 LS네트웍스가 인수한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09년 걷기 열풍이 일어날 때 재빠르게 W워킹화를 출시 4050 여성들의 호응을 얻었고 2011년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 2030세대로 까지 소비층을 넓혔다.
프로스펙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올해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해 패션성을 강조, 월 10만 켤레를 파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프로스펙스 단일 브랜드 만으로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새 모델 김연아는 젊고, 가벼워진 프로스펙스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진다”며 “올해 프로스펙스는 기존 고객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가 선호하는 감각 있는 제품들을 선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에 그치지 않고 스케쳐스, 몽벨, 잭울프스킨 등 기존 브랜드에 올해 아웃도어 브랜드 ‘픽퍼포먼스’를 추가로 론칭, 스포츠 아웃도어 부문에서 500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700억 매출을 올린 몽벨은 한석규를 모델로 기용 TV 광고를 진행 중이다. 몽벨을 제대로 띄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케쳐스는 지난해 500억 매출을 넘어서며 초기투자비용을 회수해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제일모직, LG패션 처럼 다양한 패션분야를 운영하는 회사들과는 다르게 LS네트웍스는 스포츠, 아웃도어 부문에 특화된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에 맞서 워킹화라는 개념을 도입, 부활에 성공한 화승과 LS네트웍스는 성공 이후의 전략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이 워킹화를 들고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김사랑과 김연아를 모델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맞서지만 화승은 해외시장 공략, LS네트웍스는 아웃도어부문 강화라는 컨셉을 갖춰가는 모양새다.
어쨌든 우리 신발산업이 과거 영광의 재현에 머물지 말고 지속적 성장을 구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지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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