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유통업계의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이번에 화장품 시장에서 격돌한다.
신세계가 계열사 신세계 인터네셔날을 통해 ‘비디비치’를 인수한 가운데 롯데도 계열사 한국후지필름을 통해 일본 스킨케어브랜드 ‘아스타리프트’를 본격 론칭했다.
한국후지필름은 지난달 29일 “후지 필름의 첨단과학기술로 만든 글로벌 화장품브랜드 아스타리프트를 한국시장에 공식 론칭한다”며 “2007년 일본에서 처음 출시돼 현재까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영국, 프랑스에 론칭했으며 올해 안에 이탈리아와 독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5~35세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아스타리프트는 20대 중반에서 시작되는 피부처짐, 모공확대, 건조 등 미세한 노화의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토탈 안티에이징 화장품 브랜드다.
롯데는 이달 중 이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에서 판매하며 올 하반기 내 백화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또 계열사 롯데제과는 지난해 롯데제약을 흡수 합병해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을 추진 할 계획이다.
여기에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막내딸 장정안씨가 에스앤에스 인터네셔날의 일본화장품브랜드 ‘SK-Ⅱ’ 가두점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또다른 ‘강자’ 신세계 역시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 들면서 관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신세계 인터네셔날이 인수한 ‘비디비치’의 경우 2005년 국내 대표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이경민 원장이 론칭한 색조전문 화장품 브랜드로 다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브랜드였다.
홍콩 랜드마크 등에 진출하긴 했지만 유통능력과 운영 노하우 부족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가운데 신세계가 비디비치 코스메틱 지분 70%를 60억원에 인수하면서 브랜드 살리기에 나섰다.
신세계는 이원장의 전문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글로벌 브랜드화를 위해 초기 화장품 사업에만 약 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열린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영부인들에게 ‘비디비치 코스메틱 세트’가 공식선물로 증정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이마트를 통해 선보인 9800원 짜리 수분크림은 출시되자마자 5000개가 넘게 팔리기도 했다.
브랜드를 론칭시키면서 롯데와 신세계는 매장도 강화했다.
올해 초 롯데 백화점 잠실점은 1층 화장품 매장을 800평 규모로 확장해 ‘화장품 전문관’을 구성, 기존 28개 브랜드를 41개로 확대 오픈했다.
신세계는 본점 13층 스킨케어룸에 아모레 퍼시픽, 시슬리 등 화장품 브랜드의 전문 치료사가 마사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부산 센텀시티점엔 기초화장품 체험공간인 샤넬의 ‘에스빠르보떼’를 선보이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의 경우 압구정 본점 인근에 1200평 규모의 별관을 리모델링해 ‘뷰티파크’를 만들어 여성고객을 사로잡고 있으며, 갤러리아 백화점은 최근 독점 수입브랜드인 노에사를 입점시켰다.
NC백화점도 에스티로더와 비오템 등의 수입화장품 병행수입 매장을 오픈했고 신도림 디큐브백화점은 독자 수입브랜드 아바하를 입점시켰다.
이렇듯 유통업계가 화장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듦에 따라 업계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 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은 연 매출이 1조원이 넘는다. 롯데와 신세계가 뛰어든다 해도 당장은 큰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풍부한 자본과 다양하고 종합적인 유통채널을 갖춘 대기업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할 수 있다”며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유통업계의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의 화장품시장 진출은 비단 양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사의 매출이 얼마고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갖고 갈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사의 진출로 업계 전반의 시장구도가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관전의 포인트다.
화장품 시장이 매년 큰폭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이미 브랜드샵에서는 1천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여기에 백화점과 마트 그리고 온라인 판매를 병행하는 유통공룡들의 시장참여는 가히 폭발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주목된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지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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