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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화]열세 번째 아이
입력 2013-02-02 15:29:58 수정 2012020215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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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외모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머리는 짙은 갈색으로 해 주세요. 키는 성인이 되었을 때, 187센티미터 정도가 좋겠네요. 물론 팔다리 비례도 아름답게 맞춰 주세요.”

“성격은 어떻게 할까요?”

“판단력이 뛰어나야 해요. 뭘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성격은 딱 질색이에요. 냉철하게 해 주세요. 마음이 약해 빠져서 뭘 할 수 있겠어요?”

엄마의 선택은 처음부터 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다. 나는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 엄마의 머릿속에서 태어난 로봇 같은 아이였다.

『열세 번째 아이』(문학동네 펴냄)는 부모의 요구 사항에 따라 제품처럼 만들어진 아이 시우와 인간의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고 심리 치료를 위해 생산된 감정 로봇 레오가 만나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진짜 나는 누구인지, 존엄성이란 무엇인지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책이다.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형질과 운명을 결정하는 미래의 일을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에 그려진 현실은 매우 생생하다. 공상과학보다 더 공상적인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미래세계의 옷을 입고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집과 교실과 거리에서 아이들은 시우가 레오에게서 자신의 얼굴을 발견한 것처럼 사회가 이상화하는 모델에 맞춰 사육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자기 욕심대로 아이를 가공하고 재단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가슴이 뜨끔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인큐베이터 속에서 철저히 관리되고 기형적으로 자라나는 아이들, 감정과 의지, 꿈마저 저당 잡혀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가한 무차별적 폭력에 대해 쓴 소리를 한다.

또한 빠르게 진보하는 과학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는 생명윤리의 문제, 너무나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인간중심적인 사고에도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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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02 15:29:58 수정 2012020215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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