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연휴 친구들과 스키를 타던 최모(31세, 회사원)씨는 시원하게 설원을 누비는 기쁨도 잠시, 방향을 틀다 옆 사람과 부딪치며 부상을 입었다.
충돌 순간 데굴데굴 나가떨어지면서 무릎 앞 쪽에서 뭔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무릎이 너덜너덜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통증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무릎에 힘이 없어 더 이상 스키를 탈 수 없었다. 최씨는 곧바로 병원을 찾았고, 십자인대 파열을 진단 받았다.
십자인대의 손상은 대개 경골과 대퇴골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거나 무릎관절이 과도하게 늘어났을 때 발생한다. 관절의 회전 방향에 따라 전방십자인대 혹은 후방십자인대가 망가진다.
십자인대는 관절을 잡아주는 섬유다발로서 무릎관절이 앞쪽으로 밀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전방십자인대와 뒤쪽으로 밀리지 않게 잡아주는 후방십자인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굵기가 가늘고 비틀림에 약해 운동 시 외부 충격에 의해 끊어질 수 있다.
주로 스키, 축구, 농구, 배구, 럭비 등과 같은 운동 중 점프 후 착지할 때, 빠르게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때, 상대편 선수와 부딪쳤을 때 발생하기 쉽다.
연세사랑병원 스포츠손상센터 최철준 과장은 “십자인대 손상은 인대가 뚝 끊어지는 느낌을 감지할 수 있고 이후에는 통증과 불안정성으로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하다”며 “무릎관절 내의 출혈로 외상 후 2~3 시간이 경과하면 부어오르며 무릎 내의 반월상연골판이 초기에 손상되는 복합 부상이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십자인대 손상 후 그냥 방치하면?
젊고 활동적인 연령층은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경우 잦은 움직임으로 자연치유가 잘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반월상연골판파열, 퇴행성관절염 등 2차적 무릎질환까지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적 방법으로는 '관절내시경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다.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출혈이 적고 통증이 별로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관절내시경 수술 후 2주간은 목발을 사용하고 이후 4∼6주 동안은 보조기를 사용하며 2개월 정도가 지나면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다. 3개월 뒤부터는 조깅을, 6개월 후부터는 격렬한 운동도 가능하게 된다.
물론 십자인대 파열시, 모든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고령이거나 사무직종에 종사하며 운동을 거의 즐기지 않는 경우, 30∼40% 이하의 불완전 파열로 뒤틀림이 적고 동반 손상이 없는 경우에는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재활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고 난 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활치료다.
최철준 과장은 “특히 젊고 활동적인 환자들의 경우 빠른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좋고 이왕 병원을 찾는다면 전문재활센터가 있는 곳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운동을 하다가 팝 소리나 느낌과 함께 관절이 붓고 통증이 동반되는가?’,‘무릎 부상 후 불안정한 느낌이나 혹은 무릎이 어긋나는 느낌이 드는가?’ 등을 자가 진단하여 십자인데 파열증상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증상이 있으면 MRI촬영 및 이학적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고 치료 방법 역시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인대 재건술이나 관절염 환자 본인의 슬개건과 허벅지 힘줄 두 가닥을 이용해 손상된 전방십자인대를 최대한 복원하려는 두가닥 재건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한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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