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물론 해외 영화계까지 넘나들며 야무진 내공을 쌓아온 그녀들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그간 개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것은 충무로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다. 섹시하거나 혹은 청순하거나. 획일화된 캐릭터의 나열이었다.
2012년 관객들을 기다리는 작품들은 단순히 여배우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여성 캐릭터를 빼놓고는 존재할 수 없는 영화들이다. 여기에 대중적인 코드까지 겸비했으니. 여배우들, 제대로 물 만난 셈이다.
키즈맘뉴스 2012 뉴트렌드 ‘영화’편 그 두 번째 ‘여배우열전’.
드디어 때를 만난 여배우들, 누가 있을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 이나영 ‘하울링’ - 여형사 캐릭터의 선입견과 전면승부
“저한테 시나리오가 들어온 것 자체가 행운이에요.”
배우 이나영은 ‘하울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너무 겸손한 것 아니냐고? 그녀는 반가웠던 거다. 이렇게나 매력적인 시나리오에서 여자로서 한몫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 ‘하울링’은 ‘늑대개’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범죄 수사 드라마다. 이나영은 여성 특유의 감성수사를 펼칠 예정이다.
생활형 형사 ‘송강호’와 함께 남-남 형사 콤비물에 익숙했던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보기 드문 ‘수사물’, 그리고 ‘형사’라는 배역에 고개를 갸우뚱할 관객들이 분명 있을 터. 하지만 이나영의 이번 도전은 한국영화계의 캐릭터의 다양화에 어떤 식으로든 기여를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영화 ‘하울링’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2월 9일 개봉예정이다.
▲ 고현정 ‘미쓰 GO’ - 고현정이 원톱이라Go?
사실 브라운관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드라마 ‘선덕여왕’, ‘대물’ 등에서 남자배우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채널고정’의 일등공신이었던 고현정.
하지만 스크린에서 그 카리스마를 보기란 참 힘들었다. 물론 그녀 스스로 홍상수 감독으로 대표되는 예술성 위주의 영화를 선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중심의 시나리오 부재라는 문제도 상당부분 그녀의 충무로 나들이를 가로막았을 것이다.
영화 ‘미쓰 GO’는 범죄물 장르에서 흔치 않은 ’여배우 원톱 영화‘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고현정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우연히 범죄사건에 휘말리며 인생에 일생일대의 위기가 찾아오게 된 만화보조작가로 등장한다.
‘달마야 놀자’의 박철관 감독이 연출을 맡아 시원시원한 대중적인 웃음 코드와 추격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고현정 주연의 영화 ‘미쓰 GO’는 상반기 개봉예정이다.
▲ 하지원, 배두나 ‘코리아’ - 천만관객 그녀들의 날카로운 스매싱
하지원과 배두나는 ‘천만관객’이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는 유일한 여배우다.
하지원은 영화 ‘해운대’로, 배두나는 ‘괴물’로 흥행에 성공한 것. 하지만 영화의 성공에 작용한 그녀들의 티켓파워에 대해서는 사실 좀 회의적이다.
천만관객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왔던 그녀들은 영화 ‘코리아’에서 더 이상 조력자가 아닌 작품의 그 자체로 스크린 전면에 나선다.
대한민국에 유례없는 탁구 열풍을 몰고 온 ‘현정화’(하지원)와 북한을 대표하는 라이벌 ‘리분희’(배두나)를 맡아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예정이다.
충무로를 향해 매서운 스매싱을 보여줄 ‘코리아’는 올 상반기 만나볼 수 있다.
▲ 김혜수, 전지현, 김해숙 ‘도둑들’ - 한탕 제대로 해봅시다!
최동훈 감독이 세 여배우와 돌아온다.
영화 ‘도둑들’은 5인의 도둑들이 옛 보스 마카오 박의 제안을 받고 카지노에 숨겨진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영화다.
김혜수는 금고털이 전문 도둑 ‘팹시’로 등장한다. 도둑질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명확한(?) 모토를 가진 미모 도둑이다.
전지현은 신이 내린 몸매의 줄타기 전문도둑 ‘애니콜’로 분했다. 내 돈 내고는 절대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천생 도둑인 그녀는 신이 내린 몸매의 쿨한 여자의 매력을 십분 보여줄 예정이다.
은퇴말년의 도둑 ‘씹던껌’을 연기한 김해숙은 도둑판에서 전설로 불리는 인물로 특유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충무로 최고의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이 여주인공을 세 명이나 캐스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범죄와의 전쟁’의 염정아, ‘타짜’의 김혜수, ‘전우치’의 임수정. 모두 영화 속에서 외로이 여 주인공 역할을 해왔다.
남성중심 영화판도에 일정부분 기여(?)한 최동훈 감독이 김혜수, 전지현, 김해숙 이 세 여배우와 빚어낼 화학작용 ‘도둑들’은 여름 개봉예정이다.
2000년대 한국영화계는 그야말로 ‘수컷’의 향연이었다.
입체적인 캐릭터와 장르는 모두 남자배우의 전유물이었다. 스크린을 관통하는 카리스마와 대중적인 매력은 모두 남성 캐릭터가 차지했다.
‘친절한 금자씨’, ‘여배우들’, ‘하녀’ 등 여배우가 중심이 되는 영화는 주로 마니아영화, 예술성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들이었다. 대중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그나마 대중적으로 쉽게 호흡할 수 있는 여자중심의 영화들은 노처녀, 싱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가 그 예이다.
그러기에 2012년도 한국영화계의 ‘여풍’이 의미 있다. 남자배우의 조력자이길 거부하는 그녀들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충무로는 당찬 여배우들의 도전을 마중물 삼아 남성배우 중심의 편향된 흐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 시도는 ‘대중성’이란 호흡과 함께 해야 한다.
얼마 전 할리우드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영화 ‘철의 여인’으로 뉴욕 비평가 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예순을 넘어서도 스크린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여배우에 대한 일종의 공로상인 셈이다.
국내에도 메릴 스트립 같은 여배우가 필요하다. 차곡차곡 자기세계를 구축해나감과 동시에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여배우 말이다.
2012년 톱 여배우들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디 그간의 부진을 넘어서 ‘흥행보증수표’라는 자랑스런 타이틀을 달 수 있길 희망해 본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김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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