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관객. 그리고 여성관객 손에 억지로 끌려 간 남성관객.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버엔딩 스토리’는 여성관객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영화다. 어릴 적 만화방에서 빌려 보던 순정만화의 달콤함, 설렘이 이 영화 속에 있다.
이 점은 ‘네버엔딩 스토리’의 가장 큰 매력이며 동시에 한계이기도 하다.
▲ 기발한 소재, 중반 이후로 힘 달려
‘네버엔딩 스토리’는 한국영화사상(?) 전무후무한 로맨틱 코미디다.
뇌종양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두 남녀의 연애담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다.
‘납골당 데이트’, ‘예쁜 유골함 쇼핑하기’는 이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재미.
그러나 이 색다른 소재의 힘은 영화 끝까지 지속되지 못한다. 반복되는 데이트와 여정에 주인공도, 관객도 지친다.
그 이유는 매끄럽지 못한 씬과 씬의 연결에 있다.
남녀 간의 연애엔 미묘한 타이밍이 있게 마련. 그게 바로 ‘연애의 맛’ 아닌가.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는 연애의 흐름을 매끄럽게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극 중 두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는 비오는 날 밤의 설정도 다소 촌스럽다. (비오는 밤이라고 진한(?) 장면을 상상하긴 금물. 미리 말하지만 이 영화, 15세 관람가에 딱 맞춘 스킨십을 보여준다.)
장면간의 전환이 관객의 예상보다 지나치게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다. 호흡이 좀 더 매끄러웠다면 독특한 소재의 매력이 영화 끝까지 지속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참 예쁜 햇빛, 빗방울, 공기
‘네버엔딩 스토리’는 손을 뻗으면 영화 속 햇살이 만져질 정도로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시종일관 스크린을 가르는 푸르른 나무와 햇빛, 그리고 그 속의 공기들은 이 영화가 4D가 아님에도 오감으로 느껴진다.
영상미에 있어서는 영화 ‘시월애’, ‘와니와 준하’와 비견할 만하다.
배우들도 참 예쁘게 나온다. 엄태웅은 꽃미남은 아니지만 특유의 순박함으로 자신만의 로맨틱 연기를 창조했다. 정려원도 똑 소리 나는 인물을 밉지 않게 연기했다.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는 순정만화 같이 착하고 예쁜, 희망적인 사랑을 그린다. 감독이 말했듯 ‘시한부’라는 소재는 장치에 불과할 뿐, 이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다만 이 매력이 다 할 때 쯤 찾아오는 지루함은 분명 이 영화가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다.
정용주 감독의 ‘따뜻한’ 손맛은 벌써부터 차기작을 기대케 한다.
15세 관람가, 19일 개봉.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김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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