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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댄싱퀸’ 고맙습니다, 오랜만의 웰메이드 코미디
입력 2013-01-05 10:52:16 수정 2012010515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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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재밌다. 그리고 참 잘 만들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코미디 영화에 감독과 배우들에게 한걸음에 뛰어가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네고 싶어진다.

영화 ‘댄싱퀸’은 근래 보기 드문 영리한 코미디 영화다. 치고 빠질 때를 정확히 알고 생략해야 할 부분은 과감히 넘어간다. 괜한 욕심 부리지 않는 참으로 ‘똑똑한’ 영화다.

▲ 이렇게나 놀라운 삼박자라니!


영화 ‘댄싱퀸’에 박수를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 감동, 거기에 탄탄한 스토리. 이 삼박자가 감탄을 자아낼 정도의 앙상블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코미디 영화, 특히 ‘감동이 곁들여진’ 코미디 영화가 으레 범하는 우를 ‘댄싱퀸’은 답습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피해갔다.

영화의 스토리와 상관없는 말초적 웃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배우의 탄탄한 연기와 딱딱 들어맞는 상황들에서 나오는 웃음에 관객은 연신 포복절도 하게 된다.

대사들도 맛깔스럽다. 유치하지 않고 세련된, 그러면서도 전 세대가 함께 웃음 지을 수 있는 대사들은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

‘시장후보의 아내가 댄싱퀸’이라는 명확한 소재와 스토리는 이 영화에서 큰 빛을 발한다. 흔들리지 않는 스토리가 있기에 개연성 있는 감동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 감동은 뻔하지 않아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코미디 영화가 하기 힘든 일들을 이 영화는 모두 해낸 셈이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영화

‘댄싱퀸’이 똑똑한 코미디 영화인 또 다른 이유는, 뭐 하나 버릴 게 없다는 것이다.

영화 초반 그저 스쳐 지나갈 줄 알았던 소재가 중반부 유쾌하게 재사용(?) 되기도 하고, 단역인 줄 알았던 인물들이 영화 후반부까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작품 속 모든 소재, 상황, 대사, 인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댄싱퀸’이 가장 재미있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언컨대 최근 몇 년간 충무로에서 ‘댄싱퀸’만큼 영화 속 모든 장치들이 최상의 위치에서 최고의 역할을 해낸 작품, 본 적 없다.

▲ 정치와 엔터테인먼트의 ‘유쾌한 동거’


“정치는 쇼야.”

극중 베테랑(?) 국회의원이 했던 말이다. 이 영화는 정치와 엔터테인먼트라는 ‘쇼’를 한 무대에 올려내는데 성공했다.

전당대회, TV토론회 장면은 ‘정치가 쇼’임을 여실히 보여주며 정치라는 소재를 영화적 재미로 풀어낸다.

여기에 현 정치판이 주는 위선, 무능함을 대놓고 비꼬는 풍자가 무척이나 통쾌하다. 그리고 이 ‘정치쇼’에 들어간 황정민의 모습은 우리가 바라던, 꿈꾸던 정치인의 그것과 닮아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진다.

‘댄싱퀸’은 정치쇼와 더불어 춤과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돌아온 댄싱퀸 엄정화의 춤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하며 반갑기까지 하다. 1억 원을 들여 제작했다는 무대도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백미.

함께 그려내기 힘든 정치와 엔터테인먼트가 이상하리만치 호흡이 맞는 것에는 정성화, 이한위의 조력자 역할도 한몫했다.

이석훈 감독은 “황정민 역할을 모델로 삼은 정치인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하지만 황정민을 보며 우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원순 시장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영화 후반, 황정민이 계란 세례를 맞을 때 나도 모르게 눈가가 뜨거워진다. 특정 정치인뿐만이 아니라, 힘 없고, 돈 없는 우리네 모습과 닮아서 그렇다.

팍팍한 현실에 석고처럼 굳은 가슴을 안고 사는 우리들에게 영화 ‘댄싱퀸’은 꿈을 꾸라고, 그 꿈을 이루라고 나지막하게 말한다.

그리고 영화를 본 우리들은 재미와 진심어린 위로로 충만해진 가슴을 안고 극장문을 나서게 된다.

1월 19일 개봉, 12세 관람가.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김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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