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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여성, 나이들어 휘는 다리 ‘진짜 문제는?’
입력 2013-01-02 15:34:42 수정 2012010311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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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하는 인간의 숙명, 퇴행성관절염. 특히 관절의 노화가 급격하게 시작되는 중년 여성이라면 무릎 건강을 자신할 수 없다.

축적된 가사노동으로 닳기 시작하는 무릎은 폐경기를 겪으면서 급속도로 망가진다. 무릎 통증으로 활동량이 줄어들면 체중이 증가해 관절염을 악화시키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 서울 성내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는 얼마 전 동창회에 참석했다 걱정만 안고 돌아왔다.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느라 치마도 입고 한껏 멋을 부렸건만 '아가씨 때 한 다리 하던 너도 나이드니 다리가 휘는구나'하며 무심코 던진 친구의 말 때문이다. 가뜩이나 폐경기를 겪고 난 후부터 시큰거리는 무릎 때문에 신경 쓰이던 김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뜻밖의 결과를 듣게 되었다. 무릎 바깥쪽에 비해 안쪽 연골이 심하게 닳아 관절염으로까지 발전된 상태였다.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다리가 휘어진 것이다. >>

▲ O자형 다리, 관절염 된다

다리가 휘어 모양이 변형된 'O'자형 다리는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 남성보다는 여성에 많다. 본래 다리가 휘어져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보통은 젊었을 때 다리가 곧게 뻗었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휘어버린 경우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좌식생활이라 할 수 있다. 좌식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특히 무릎 안쪽에 하중이 많이 걸린다. 대퇴골(허벅지뼈)와 경골(정강이뼈) 사이에는 무릎 연골이 위치하는데, 체중 부하가 안쪽으로 집중되면 내측 연골이 닳게 된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전재훈 원장은 “이미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고 계속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무릎 안쪽의 압력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결국 O자형 다리가 된다”며 “무릎 연골이 닳는 관절염은 물론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의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50대의 중년층 여성에게서 이러한 변화가 뚜렷한데 폐경도 영향을 미친다. 폐경을 겪은 여성은 여성 호르몬에 함유된 단백질을 구성하는 성분이 줄어들어 연골이 약하게 변하고 손상을 입기 쉬운 상태가 된다.

게다가 오랜 시간 동안 무릎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서 빨래하기 등 반복적으로 무릎에 무리가 가는 가사노동을 해온 것도 무릎을 빨리 상하게 한다.

이와 같은 환경적 요인은 무릎 관절염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은 이유가 된다. 실제로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에서 2008년부터 2년 간 무릎 통증으로 내원한 59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4507명)이 여성 환자였다. 이 중 중년층에 해당하는 40~50대가 34.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재훈 원장은 “다리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서 골반이 처지기도 하고, 척추가 굽고 어깨가 결리는 등 각종 관절질환, 골격 질환을 가져오기 때문에 다리의 변형 및 통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내비게이션 절골술로 근본적인 치료

다리가 O자로 휘면서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의 문제를 동반한 경우에는 관절 부위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진 연골판을 봉합해주는 ‘반월상연골판 봉합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내측 연골의 손상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라면 뼈의 정렬을 맞춰주는 것이 근복적인 치료법이다. 아무리 찢어진 연골판을 복원하고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를 하더라도 휘어진 다리가 원인이라면 치료 이후에도 체중이 안쪽으로 집중돼 관절염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6개월 이상 무릎 통증이 있으면서 X-ray상 내측의 관절간격이 좁아져 다리가 휘어있고, MRI나 관절내시경에서 연골이나 연골판의 손상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휘어진 다리를 바로 펴주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절골술은 똑바로 선 자세에서 다리를 따라 일직선을 내려 그었을 때 해당 무게를 받아야 할 무릎이 옆으로 비껴있는 것을 바로 잡는 수술이다. 경골(종아리뼈)의 근위부(윗부분)에 인위적인 골절을 부분적으로 만들어 각도를 교정함으로써 변형된 관절을 본래대로 바로잡는 방법이다. 무릎 관절 자체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무릎 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킴으로써 통증 감소와 관절의 수명 연장을 도모하는 원리다.

과거의 절골술은 눈대중으로 계산해 교정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하지 정렬을 바꾸는데 제한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도입돼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주로 인공관절치환술에 이용되던 것으로 관절이 휜 정도를 정확한 수치로 계산해 좀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펴줄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조승배 소장은 “50대나 60대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관절염이 발병한 환자들에게 시행할 수 있다”며 “인공관절수술과는 다르게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무릎을 굽히는 데 지장이 없으며 심한 운동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한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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