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는 옛날부터 프랑스가 호시탐탐 자기네 땅으로 만들고자 기회를 엿보던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시였다.
1602년 12월 12일 프랑스 남동부를 지배하고 있던 사보이(Savoy)가의 군대가 급기야 제네바를 침공했는데, 제네바 부인 한 명의 힘으로 이 군대를 무찔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에스깔라드(Escalade)'가 열린다. 올해는 12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축제 기간이 되면 제네바 구시가지는 빈티지한 분위기로 변모한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쓰 끄 레노'라는 노래를 부르는 축제 분위기에 한껏 들뜬 사람들로 가득 찬다. 옛날 제네바 사투리로 된 이 노래는 1602년 사보이가와의 전투 승리를 기념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아이들은 가게를 돌아다니며 군것질거리를 얻어내고, 창을 갖춘 전통 복장의 ‘1602 부대’가 말을 타고 순찰을 돈다.
일요일 저녁이면 횃불이 어둑해진 구시가 골목을 밝히고 천 명 이상의 전통 복장을 갖춘 사람들이 큰 횃불이 지펴진 대성당 광장을 서서히 메운다.
또한 축제 기간 중 1년에 단 한번 대중에게 몬 띠에(Monetier) 통로가 개방된다. 대성당 지하에 있는 옛 요새의 벽으로 이어지는 이 통로는 옛날의 제네바를 그대로 보여준다.
깜깜한 밤 이 통로를 통과한 용감한 자에게는 추위에 특효인 ‘뱅 쇼(Vin Chaud)'라 불리는 따뜻한 와인 한 잔이 선사된다.
축제의 또 다른 비밀 하나는 빌 호텔(Hotel de Ville) 건너편 옛 무기고에 가면 따끈따끈한 수프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좀 던 정확히 말하자면, 로욤(Royaume) 부인이 벽을 타고 기어 올라오던 사보이 군대에게 들이 부었던 바로 그 뜨거운 수프를 맛볼 수 있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사보이 군사들이 실수로 로욤 부인네 창문 밖을 기어오르고 있을 때, 하필이면 그녀가 수프를 만들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솥 채로 수프를 창문 밖으로 던져 버렸고, 적의 군대를 사실함으로써 제네바를 지켰다.
제네바의 가장 매력적인 풍습 역시 로욤 부인으로부터 기인한다. 12일 밤 각 가정에서는 제네바 특유의 장식에 야채 모양의 마찌판(marzipan)이라 불리는 아몬드 설탕 과자가 채워진 초콜릿으로 만들어진 가짜 냄비를 먹는다.
먼저 손으로 초콜릿 냄비를 부수고 마찌팬 과자를 너나 할 것 없이 낚아채 먹는데, 남녀노소 모두에게 즐거운 풍습이다.
자료제공: 스위스관광청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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