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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기어가나?...자다가 움찔 ‘하지불안증후군’
입력 2012-10-31 18:14:28 수정 2011103118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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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정주부인 이유경(42)씨, 몇 달 전부터 자도 자는 것 같지 않다.

며칠 전부터는 자고 있는 중에 다리가 움찔거린다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듯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깬다.

어느 날은 자다가 깜짝 놀라서 눈이 확 떠지기도 한다. 문제는 잠이 깨고 나서는 다시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는 점이다.

몇 달째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이런 증상 때문에 이 씨는 잠들기 전만 되면 그런 증상이 다시 나타날까 불안하다.

▲ 팔이나 다리가 떨리거나 이상감각 나타나는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이란 잠을 자는 동안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잡아당기는 느낌, 통증 등의 이상 감각이 나타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편안한 상태로 누워있을 때 수면 직전의 단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잠드는 것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 성인남녀 인구에서 약 2~5% 정도가 하지불안증후군을 경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 감각을 제어하는 경로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운동반사와 감각을 제어하는 뇌의 경로에서 기능장애가 발생하여 생긴다고 본다. 이 외에 철결핍성 빈혈, 당뇨, 관절염, 신부전, 신경손상이 하지불안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다.

50세 이후에 더욱 자주 나타나는 경향성을 보이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특히 여성들의 월경, 임신 또는 폐경 같은 호르몬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때 카페인, 니코틴,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나 리튬과 같은 약물에 더욱 민감할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 수면 중 놀라 깨는 현상은 하지불안증후군과는 달라

잠에 대한 상담을 하다보면 잠을 자는 중간에 다리가 심하게 당기는 경련과 같은 감각에 깜짝 놀라 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 하기보다는 수면 중에 나타나는 일종의 근육 경련이라고 보면 된다.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근육이 심한 피로를 느끼거나 혹은 잠자리가 편치 않은 상태, 몸의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자주 나타나게 된다. 보통 심한 운동이나 안 쓰던 근육들을 무리하게 사용한 뒤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근육의 경련은 잠들기 직전에 혹은 잠을 자는 중간에 일어나기도 한다. 잠들기 전의 몸의 상태는 심박동수가 느려지고 혈액의 흐름도 완만해지면서 전신의 근육도 이완상태가 된다. 이 때, 피로를 제대로 풀지 못해 더 많은 혈액을 원하는 근육이 신호를 보내 혈액 공급이 느려지는 것을 방해한다.

즉, 근육이 혈액을 공급받기 위해 보내는 신호인 근육 경련으로 인해 놀라게 되고, 심장 박동수는 다시 빨라지면서 혈액은 이전보다 좀 더 많이 돌게 되는 것이다.

▲ 수면 시 다른 요인으로 중간에 깨도 불안해하지 않기

혹시 이렇게 중간에 자다 깬 이후에 다시 잠드는 것이 어렵다면 우선 시계 보는 습관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중간에 깬다 하더라도 일단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자다 깼다’란 사실을 본인에게 자꾸 인식시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잠을 깨나 안 깨나 확인하게 되어 신경이 더욱 예민해져 잠드는 것을 방해한다. 잠을 깨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위로한다면 전보다 더 훨씬 깊은 수면에 이를 수 있다.

수면장애 전문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하지불안증후군은 수면 중에 나타날 수 있는 수면장애 중 하나다. 잠들기 전 종아리 근육을 푸는 마사지를 하거나 산책을 통해 다리 근육을 풀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증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족욕 등을 통해서 혈액의 흐름을 도와주거나 잘 때 이불을 꼭 덮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만약 증세가 일주일에 3~4번씩 나타나고 그 증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하루 빨리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면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한의학적인 방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고 말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윤지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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