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후에는 살짝 더운 날이지만 곧 완연한 가을이다. 나뭇잎이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고 나면 얼마 안 가 우수수 떨어지고 만다.
매년 보는 풍경이라 어른들에게는 호기심거리도 안 되지만 아이들은 가을이 되면 나무는 왜 나뭇잎을 떨어뜨리는지, 그 나뭇잎을 다시 붙이면 안 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가랑잎 대소동』(보물창고 펴냄)은 청설모 남매 쭈르와 쪼르를 통해 이 천진난만한 질문에 대답 해준다.
떡갈나무가 보금자리인 청설모 남매는 나뭇잎이 떨어지자 충격을 받는다. 나무의 생명이 다해 가랑잎이 떨어지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 청설모가 계절의 변화에 얽힌 비밀을 들려주면서 비로소 오해는 풀리고 벅찬 마음으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계절의 변화와 나무의 생존법에 대해 딱딱한 풀이를 하지 않고 쭈르와 쪼르의 유쾌한 소동을 지켜보면서, 잎을 매달고 떨어뜨리는 순환의 주기를 가지고 있다는 자연의 신비함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배경과 캐릭터, 사물들의 그림을 오려 붙여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콜라주 기법이 활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떡갈나무의 웅장함과 떨어지는 가랑잎의 움직임,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청설모 남매의 동작들이 더욱 생동감 넘치게 그려지고 있다.
대자연의 정취가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서정적으로 표현돼 시각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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